부산이라는 도시를 폄훼하는 말 중에 '노인과 바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바다와 함께 노인만 넘실거리는 늙은 도시라는 것입니다. 부산 사람이 자조할 때나, 타지인이 부산을 비아냥거릴 때 쓰는 안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부산은 정말 고령자(만 55세 이상)에게 '빈곤과 실업의 바다'였습니다. 통계청의 자료를 살펴보면 2021년 부산의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 세대(만 65세 이상) 비율이 33.3%로 전국 평균 31.7%를 훌쩍 넘어섭니다. 2017년만 해도 전국은 25.5%이고 부산은 26.4%였는데 점점 느는 추세입니다.
'젊은 노인'이라 불리는 5060세대의 위기도 감지됩니다. 이런 젊은 노인이 증가하는데 일자리 대부분은 임시직이거나 일용직이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신중년의 위기 시대라는 말이 그대로 다가옵니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은 2050년이면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전체 인구의 43.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이 시급합니다. 정말 우리의 미래엔 '빈곤과 실업의 바다'만 존재할 것인가요?
초의수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민관 합동 일자리 플랫폼 설립을 제시합니다. 또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고령 노동자를 위해 노동권익센터 등의 기관이 노동권을 보장해 주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도시는 그 구성원의 활동으로 유지됩니다. 부산이 늙지 않으려면 '젊은 노인'의 능력을 살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합니다.
누구나 늙어가기에 이 일자리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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