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0개월.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가 해제됩니다. 6월 1일부터입니다. 참으로 긴 싸움이었습니다. 코로나19 초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에 변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발생한 재앙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우리는 절제와 거리 두기를 생활화하며 침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와 방역 지침이 거의 해제되면서 올 봄부터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환자 수가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의 위세가 약해졌지만, 많은 학자들은 또 언제든지 인간이 대처하기 어려운 변종 바이러스가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보건 차원의 문제와 별도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의 기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올 여름은 엘니뇨 현상에 따라 폭염과 폭우 현상이 예년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 전조가 지난주 괌을 강타한 슈퍼 태풍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범세계적 대응이 필요한데도 주요 강대국들은 침체하는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 대체휴일은 오늘, 실제 싯다르타가 태어난 날이 아니라 석가모니불로 입적한 날이라는 사실을 되새겨 봅니다. 인간 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신이 아니라, 중생들이 고통의 바다를 벗어날 해법을 제시한 부처로 돌아오신 날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면 고통의 바다를 벗어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을 새기면서 인간끼리는 물론, 자연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욕심을 내려놓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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