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크게 의식하지 않지만, ‘속보’라는 단어를 신문과 방송은 다르게 사용합니다. 방송 ‘속보’는 긴급 뉴스를, 신문 ‘속보’는 과거 기사에 이어 보도하는 기사를 말합니다. 방송 ‘속보’는 많이 보셨을 테고, 신문과 활자 매체에서 ‘속보’는 특정 문제점을 보도하는 첫 기사를 쓴 뒤에 새로 드러난 또 다른 문제점을 이어 보도할 때,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도한 뒤 개선 대책이 발표되고 정책 수정이나 갈등 봉합 조치까지 이뤄질 때 기사 제목 앞에 ‘[속보]’ 형식으로 씁니다.
오늘 <부산일보>에는 의미 있는 속보 2개가 있습니다. 지난 5월 23일자 ‘‘브레드’에서 언급했던 산복도로 주민들의 보행권에 골병을 들게 하는 ‘들쭉날쭉 계단’ 실태에 대해 산복도로 보유 구청 중 한 곳인 부산 동구청이 정비 공사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168계단을 오르내리던 모노레일도 겨우 7년 버틴 힘든 길이었습니다.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들이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조치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또 6월 1일자 ‘브레드’에서 소개한 가지치기 후 ‘닭발’이 된 가로수 문제에 대해서도 산림청 규정을 반영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전한 형태로 부분적 가지치기가 이뤄지도록 원칙을 세우고, 고압선 등으로 가지치기를 대폭 실시할 경우 심의를 받게 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관리 편의성만 앞세워 흉물 스럽게 나뭇가지를 잘라내던 행정 편의 관행에 작지만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포털(네이버, 다음)에 종속된 국내 미디어 시장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를 전망하는 온라인 특강을 13일 들었는데요, 강연자였던 미디어스피어 이성규 대표는 AI 시대가 오히려 지역 언론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픈AI가 챗GPT를 개발하면서 입력된 5조 건의 문서 가운데 한글 문서의 비중은 미미했고, 아직도 한글 서비스의 정확도는 영어에 못미칩니다. 마찬가지로 국내 포털이 준비하는 AI 서비스도 대부분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어디서나 통용되는 보편 타당한 분야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결국 부울경의 밀착 정보는 생성형AI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품격 있게 가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민에게 제공한다면 AI 시대 지역 언론의 미래가 꼭 어둡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속보로 전한 2건의 뉴스가 그 사례입니다. 지역에 애정을 갖고 지역민의 입장에서 작은 문제부터 고쳐나가려는 언론. 매일 아침 브레드를 애독하는 구독자 여러분과 함께 부울경의 내일을 한 걸음씩 개척해 나가겠습니다.
P.S. 이번 달부터 브레드 아래 ‘나의 의견 전송하기’를 클릭해 뉴스레터에 대한 좋은 의견을 남기신 구독자 열 분을 선정해 영화관람권 2매씩을 드립니다. 마침 13일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도 포털이나 AI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구독자와 접점을 만드는 뉴스레터 같은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여러분의 메일함에 도착한 ‘브레드’가 곧바로 휴지통으로 향하지는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마련한 이벤트이기도 합니다. 따가운 질책과 제언 등 어떤 의견이든 활발히 남겨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