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요. 겨울에야 물론 돼지국밥을 떠올리겠지만, 여름에는 단연코 밀면입니다. 밀면이 무슨 음식이냐고 깎아내리는 사람도 물론 있긴 합니다만 그건 취향이라고 해두죠. 어쨌든 밀면은 부산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입니다. 밀면의 원류는 물론 냉면이지요. 이중 부산의 밀면은 함흥냉면에 뿌리가 있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함흥에서 부산으로 온 피란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농마국수를 함흥식 냉면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합니다.
사실 전쟁 당시라 함흥냉면의 재료인 감자나 고구마 전분은 구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때 미국의 대대적인 밀가루 원조가 시작되자 밀면이 탄생합니다. 밀가루로 국수를 뽑은 것이지요. 밀가루 냄새를 없애기 위해 양념을 강하게 한 것이 오늘날 밀면의 특징이 돼 버렸습니다.
밀면은 전쟁통에 태어났지만, 억척스럽게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피란민의 손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올여름 유달리 푹푹 찐다고 하네요. 그럴 땐 속까지 시원한 밀면 한 사발로 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세요.
참 비 올 때 먹는 밀면도 별미인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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