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신군부의 쿠데타를 다룬 작품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뭉친 군내 사조직 ‘하나회’가 반란을 일으키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영화는 개봉 전 공개된 예고편으로 일찍부터 화제 몰이에 성공했습니다. 전두환 역할을 맡은 배우 황정민이 민머리 분장을 하고 정우성과 기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정우성과 황정민은 ‘아수라’(2016)에 함께 출연한 바 있는데, 아수라를 연출했던 김성수 감독이 다시 두 배우를 불러 연출한 작품이 ‘서울의 봄’입니다. 김 감독은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9)에서도 정우성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영화는 예고편처럼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전두환 역을 맡은 황정민이 전형적인 악역으로,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연기한 정우성이 올곧은 선역으로 등장해 명확한 대결 구도를 그립니다. 극중 인물들의 이름은 실제 인물들의 이름을 조금씩 바꾼 것입니다. 황정민의 극중 이름은 ‘전두광’, 정우성은 ‘이태신’입니다. 실제 인물들의 이름을 바꾼 것처럼, ‘서울의 봄’은 관객에게 긴박감을 안길 영화적 상상력도 덧붙였습니다. 실제 12·12사태 때는 육군 본부의 저항이 없다시피 했지만, 작품 속 이태신과 그를 돕는 군 간부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전두광에게 맞섭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흐름은 이렇습니다. 박 대통령이 암살당한 10·26 사건 이후 육군참모총장 정상호(이성민)는 계엄사령관에, 보안사령관 전두광은 합동수사본부장에 오릅니다. 전두광은 박 대통령 암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국가의 모든 정보를 독점하며 기세등등해집니다.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까지 등에 업으니 무서울 게 없어 보입니다. 정상호는 나날이 폭주하는 전두광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원칙을 중시하는 꼿꼿한 군인인 이태신을 수도경비사령관에 임명합니다. 이어 전두광을 비롯한 하나회를 한직으로 보내 기세를 꺾어버리려 합니다. ‘나가리’ 될 위기에 처한 전두광은 하나회 핵심 회원들을 모아 작당모의를 합니다. 정상호가 박 대통령 암살에 연루된 것으로 꾸며 끌어내린 뒤 군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계엄사령관을 체포하자는 얘기에 하나회는 동요하지만, 이내 ‘해볼 만 하다’고 판단하고 작전을 실행에 옮기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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