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보다 먼저 지구상에 나타난 해파리는 엄청난 진화 과정을 겪으면서 생존력을 길러 왔다. 환경에 철저하게 적응하며 살아남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이동하며 적응한 것이다. 우리 수역의 해파리 증가도 해수 온도 상승과 함께 동물성 플랑크톤이 증가하면서 먹이를 따라 자연스레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계적으로 해파리 개체 수 증가를 둘러싸고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고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워낙 종이 다양하고 종마다 생태적 특성도 다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함께 남획으로 인해 쥐치와 거북이 등 천적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해파리 개체 수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연안의 인공구조물이 많아지면서 해파리 서식지가 확장해 개체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해파리 같은 자포동물의 부착유생인 폴립이 인공구조물에 부착돼 다량으로 번식한다는 것이다. 새만금방조제 축조 후 서해안에 해파리 밀도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어민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인간에 의한 해양생태계 파괴가 해파리의 이상 증식과 공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해파리 퇴치 안간힘
해파리는 유해조류로 인명과 어업 피해는 물론이고 대량 증식의 경우 해양생태계 균형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국립수산과학원은 2010년부터 모니터링을 통해 주의보와 경보 등을 발령하고 있다. 단계별로 해파리 특보가 발령되면 각 지자체는 해당 수역에서 그물에 칼날을 달아 해파리 퇴치 작업을 벌인다. 또 해파리 수매사업을 통해 개체 수를 줄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해파리 번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산란장을 찾아 폴립 제거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해양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보니 근본적 퇴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김경연 연구사는 “국내 해역에서 강한 독성으로 문제가 되는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경우도 중국 연안 개발에 따른 부영양화 등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환경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해파리가 국내 어업과 해양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연구와 인력 등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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