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부터 삼성그룹 임원진은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출근을 시작했다. 전반적인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회사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임원들이 근무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그룹에서 따로 지침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마 회사 분위기상 ‘계약직’인 임원들이 주말 근무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조직과 실적 관리가 엄격하기로 이름난 삼성에서나 있을 법한 일로 여겼던 주 6일 근무가 최근 들면서 다른 대기업으로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커넥팅 데이’를 시작한다. SK이노베이션 임원 50여 명과 SK에너지·SK지오센트릭·SK엔무브 등 계열사 임원들이 토요일 오전 회사로 출근해 전문가 강연이나 워크숍을 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통상적인 주 6일 출근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어쨌든 토요일 출근 자체가 회사 임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조직 내부의 기강이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회사 차원의 조치로 여겨질 수 있다. 게다가 국내 굴지의 기업이 비록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지만 주 6일 근무 확산은 다른 기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의 주 6일 근무와 정반대의 기류도 늘고 있다. 바로 주 4.5일 근무인데, 특히 관공서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강원도 정선군이 올해 9월부터 4개월간 주 4.5일 근무를 처음 시작한 이후 경기도가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강력하게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공청회 등 관련 절차를 밟는 중으로 내년 3월 시범 추진 일정까지 밝힌 상태다. 이 외에도 금요일 오후 퇴근, 유아 자녀를 둔 직원들의 주 4일 출근 등 각 지역 사정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4.5일 근무 형태가 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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