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방영된 KBS1 시사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를 주제로 대한민국 사교육 현실을 폭로했다. 대치동의 유명 영어학원과 수학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레벨테스트, 이른바 ‘7세 고시’를 치르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담았다. 여기에 나온 사례가 충격적이다. 한 학원의 ‘7세 고시’ 영어 모의고사 시험지를 본 영어 교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유형이 수능시험 문제와 같다. 만 5세 아이들에게 추론을 물어보고 있다. 이것은 지적 학대에 이르는 수준이다”라는 반응이었다. 한 수학 학원의 7세 어린이 선발 시험 문제를 서울대 재학생들에게 풀어보도록 했다. 이들은 “아주 까다롭다. 어느 특목고 시험문제냐?”라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치맘 라이프’는 드라마 소재로도 활용됐다. 지난 3일 처음 방영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7세 딸을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대치동 학원을 돌며 고군분투하는 워킹맘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강남 학부모들의 문화를 담은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은 현실 세태를 생생하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교육 경쟁이 치열하고 경제적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강남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패러디를 통해 포착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으론 진입 장벽이 높은 대치동 사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따라 하고 싶은 이들의 욕망을 건드리는 작용도 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