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불꽃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의 가을 밤하늘을 수놓았다.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불꽃이 환히 밝혀지는 순간마다 탄성을 지르며 삼삼오오 축제를 즐겼다.
9일 오후 7시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제19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렸다. 부산시 추산 약 103만 명의 시민이 불꽃축제를 관람하며 지난해(77만 2000명)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유료좌석 1만 4000석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본격적인 불꽃쇼는 오후 7시 10분에 막을 올렸다. 1000차례 불꽃쇼 진행 경험이 있는 중국 파이어쇼우 사의 ‘해외 초청 불꽃쇼’로 15분간 먼저 밤하늘을 밝혔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연이어 쏘아 올려지며 장관을 이뤘다.
메인 행사인 부산 멀티불꽃쇼는 오후 7시 50분 시작됐다. 올해는 ‘가을밤 이야기’라는 주제로 ‘1막 끌림’, ‘2막 설렘’, ‘3막 울림’으로 나눠 하나의 이야기를 불꽃으로 담아냈다.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초대형 불꽃이 가을밤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광안대교 트러스트를 따라 물결 모양으로 흐르는 웨이브 불꽃이 연출되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위로 높이 치솟은 불씨들은 별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화려한 꽃을 피우며 떨어졌다. 국내에 처음 도입해 연출한 낙하산처럼 떨어지는 ‘패러슈트 불꽃’이 펼쳐지자 축제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도약을 꿈꾸며 5분간 ‘커튼콜 불꽃쇼’를 마지막으로 축제는 막을 내렸다.
시민들은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을 보며 “아름답다”며 연신 탄성을 질렀다. 스마트폰으로 불꽃이 피어오르는 순간을 찍는 손길도 바빴다. 세계적인 행사인 만큼 광안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일본 국적의 30대 나오코 씨는 “불꽃놀이를 보고 싶어 미리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식당을 예약하고 부산을 방문했다”며 “예쁜 불꽃을 보고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불꽃 축제가 끝난 오후 8시 20분 귀가하려는 인원들이 도시철도 2호선 금련산역과 광안역 방향으로 몰리면서 다소 혼잡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사다리 위에 올라가 높은 곳에서 인파를 관리하는 ‘키다리 경찰관’과 ‘혼잡안전관리차량’을 주요 인파 밀집 지역 17곳에 배치해 안전 관리에 나섰다. 경찰은 비교적 혼잡도가 낮은 남천역이나 수영역 방향으로 인파를 분산시켰다. 이날 투입된 안전관리 요원 6700여 명도 행사장 인근 곳곳에 배치돼 시민들의 귀가를 도왔다. 부산교통공사는 관람객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이날 도시철도 1~4호선 열차 운행을 240회 증편했다.
인파 밀집으로 인한 인명 사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불꽃축제 관련 85건 구급활동을 진행했다. 이중 2명이 발목 부상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부분은 두통이나 복통 등을 호소해 현장 응급처치됐다. 112에도 42건의 신고가 들어왔지만, 교통 통제요청이 11건, 교통 불편 신고가 24건이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