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더 배려 못한다" 엄격한 잣대 들이대는 대학들

입력 : 2025-03-12 15:02:26 수정 : 2025-03-12 16: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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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전격 수용한 가운데 9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전격 수용한 가운데 9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조건부 의대 증원 동결 선언에도 의대생의 복귀가 미미한 가운데, 대학이 미복귀 의대생에 대해 더 이상 학사 운영의 배려를 하지 않고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의대생의 휴학 사유를 객관적으로 따져 심사하겠다고 알리거나, 미복귀 학생에 대한 유급·제적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동아대 의과대학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2025학년도 1학기 휴학 승인심사를 받는다고 12일 밝혔다.

대학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승인 심사 신청 방식 등을 알리며 “휴학 승인심사 신청을 하지 않을 때 휴학 신청을 반려 처리할 예정이므로, 휴학 신청자는 반드시 휴학 승인심사를 신청하라”고 밝혔다. 대학은 지도교수의 상담을 받고, 휴학 사유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자료 등을 갖춰 휴학 승인심사를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동아대 의대 학칙에 따르면 휴학은 1회에 2학기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총장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 휴학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지난해 초 휴학에 돌입해 1년간 학교에 다니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2025학년 1학기를 추가로 휴학하기 위해서는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동아대 의대는 앞서 수업 거부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총장과의 간담회를 두 차례 여는 등 지속적으로 의대생 복귀를 설득해 왔다.

동아대 의대 관계자는 "학칙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총장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며 "학생들은 모두 복학 신청을 했다가 다시 휴학 신청을 한 상태인데, (휴학 승인을 받지 못한 채 계속해서 수업 거부를 할 경우) 출석 일수 미달 등으로 유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증빙자료를 요구한 것은 대부분 개인적인 사유나 자기 계발 등으로 사유를 밝히고 휴학 신청을 했는데, 사유에 맞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기 위함이다”라며 “정말 개인 사정으로 휴학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일종의 구제를 해주려는 조치다”고 밝혔다.

앞서 연세대 최재영 의과대학장은 일부 지도 교수들에게 이달 24일 이후 학생들의 추가 복귀 일정은 없고, 복귀를 설득하되 복귀 의사가 없는 학생은 등록 후 휴학을 권유하도록 안내했다. 등록하지 않고 휴학하는 경우 제적 처리가 된다고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대 김정은 의과대학장도 교수들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27일까지 휴학을 철회하고 복학원을 제출해 수업에 복귀해야 하고, 복학원을 제출하지 않는 경우 학칙에 따라 미등록 제적이나 유급 처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고려대 편성범 의과대학장도 교수와 학생, 학부모에게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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