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작사가 만든 콘텐츠들이 일본에서 잇따라 공개된다. 한국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부터 일본 방송사와 손을 잡고 제작·기획한 작품까지 새로운 창작물이 일본 안방극장을 두드리고 있다.
13일 방송가에 따르면 CJ ENM 산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리메이크한 일본판 드라마를 다음 달 27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한다. 제목은 원작과 같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원제: 私の夫と結婚して)다.
드라마는 총 10부작으로 이뤄진다. 드라마 ‘더 글로리’ ‘비밀의 숲’을 만든 안길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1리터의 눈물’를 쓴 일본의 오오시마 사토미가 극본을 썼다. 일본 배우 고시바 후우카와 사토 다케루가 주인공을 맡았다. 시라이시 세이, 요코야마 유 등 일본 대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오는 7월 일본 방송사 TBS와 합작한 일본 드라마 ‘하츠코이 도그즈’를 방송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거대한 비밀이 숨겨진 반려견으로 인해 만나게 된 한국인 재벌 3세와 일본인 수의사, 변호사가 갈등 속에서 우정을 쌓고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나인우가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엄청난 능력을 숨기고 있는 재벌3세로 주인공을 연기한다.
연출은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을 만든 스튜디오드래곤 소속 노영섭 PD와 ‘블랙 페앙 시즌2’를 만든 이토 요시히로 감독이 공동으로 맡았다. 일본 배우들도 여럿 출연한다.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의 기요하라 가야가 이혼 전문 변호사로 변신한다. 나리타 료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 수의사 시로사키 가이를 연기한다.
그런가 하면, 8월에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자회사 지티스트가 제작한 일본 드라마 ‘소울 메이트’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이 작품은 모든 것을 버리고 일본을 떠난 ‘류’(이소무라 하야토)가 우연히 외국의 한 교회에서 ‘요한’(옥택연)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고, 이후 인연을 맺은 뒤 함께 하는 여정을 그린다. 베를린, 서울, 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콘텐츠 제작사 SLL은 일찌감치 일본 민영 방송사 TV아사히와 손을 잡았다. SLL과 TV아사히는 지난 4월 오리지널 드라마 ‘마물’을 공동 제작해 공개했다. 여성 변호사가 살인 사건 용의자인 유부남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다. ‘옥씨부인전’의 진혁 PD와 타키 유스케, 니노미야 타카시 등 한일 양국의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참여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최근 협업은 한국 제작사가 현지어로 드라마를 직접 만들어 K드라마 글로벌 영토를 확장시킨 사례”라며 “일본은 드라마 시장의 규모가 크고, 히트한 IP의 수명이 수십 년간 지속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