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통시장 양극화, 편의·단골·콘텐츠로 넘자 [골목시장, 다시 장날]

입력 : 2026-05-25 18: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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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밀물, 핫플로 뜨는 ‘대형’
생존 위기로 쪼그라드는 ‘소형’
차별화·홍보·맞춤 지원책 절실

부산 동구 수정동 수정전통시장은 점포 87개 규모의 작은 시장이다. 최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인들이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동구 수정동 수정전통시장은 점포 87개 규모의 작은 시장이다. 최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인들이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전통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관광객과 유동 인구가 몰리는 대형 시장은 ‘핫플’로 떠오르며 활기를 띠고 있지만, 동네 기반의 소규모 시장은 소비 감소와 상권 이동 여파 속에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같은 시장이라도 규모와 입지, 관광 연계 여부, 주차환경, 콘텐츠 경쟁력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전통시장 190개 가운데 점포 수 100개 미만인 소규모 시장은 110개로 절반이 넘는다. 반면 500개 이상 대형 시장은 9곳에 불과하다. 시장 수로 보면 소규모 시장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실제 자갈치시장, 부평깡통시장, 국제시장, 해운대시장 등 관광형 시장은 외지인 유입과 먹거리 소비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반면 골목시장과 생활형 시장은 공실 증가와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관광형 시장은 부산 관광 동선과 결합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자갈치시장과 신동아수산물종합시장은 수산물 관광 수요를 흡수하고 있고,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은 야시장과 쇼핑 콘텐츠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을 끌어모은다. 해운대시장 역시 해수욕장 관광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먹거리, 쇼핑, 관광 동선이 결합한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관광 콘텐츠를 통한 재방문 효과까지 나타난다.


반면 소규모 시장들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온라인 쇼핑 확대와 소비 패턴 변화, 신도시 중심 상권 이동, 상인 고령화 등이 겹치며 자생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소규모 시장은 수요와 유동 인구 자체가 제한적이고 자부담 사업 참여에도 부담이 큰 경우가 많다. 단순한 시설 개선이나 행사 지원만으로 단기간에 상권 회복 효과를 내기도 어렵다.

지원 정책에서도 소규모 시장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번 달 기준 부산시가 추진 중인 시장 지원사업 대상 103개 시장 가운데 점포 수 100개 미만 시장은 35곳에 그쳤다. 시장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절반 이상이 소규모 시장이지만 실제 지원 비중은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특히 일부 사업이 자부담이 요구돼 상인 조직과 재정 여력이 부족한 시장일수록 참여 문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위 ‘잘 나가는 시장’이냐 아니냐에 따라 생존 전략도 다르다. 관광형 시장은 외부 소비를 끌어들이는 체류형 콘텐츠 경쟁이 중요해졌고, 생활형 소규모 골목시장은 단골 기반 유지와 지역 커뮤니티 기능 강화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망미중앙시장이나 수안인정시장, 개금골목시장 등 일부 중소형 시장은 특색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도 한다. 결국 시장 특성에 맞춘 차별화 전략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부산일보〉는 BNK 부산은행의 ‘골목동행 상생금융’ 캠페인과 함께 소규모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인들의 자생적 노력을 짚고 지역 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 보도를 이어간다.

부산시도 소규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현대화와 소비 촉진, 특성화 사업 등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소규모 시장도 다양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비 촉진, 시설 개선 등 맞춤형 지원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공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상인회의 공동 노력과 상품 차별화, 자체 홍보 등을 병행해야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