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구는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되면서 2020년부터 5년간(내년 2월 종료) 총사업비 160억 원(실제 집행은 140억 8000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 예산은 국비 50%와 시비 및 구비 각각 25%로 구성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영도문화도시센터는 구민을 주요 문화 주체로 삼아 문화 자생력을 키우고, '예술과 도시의 섬, 영도'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고령화, 청년 감소, 환경오염 문제를 문화 프로젝트로 해결하고, 지역 이미지 개선을 위한 브랜딩 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영도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자 했다.
지역 예술가들이 문화도시 사업을 계기로 협업하고, 어르신들은 산복도로, 깡깡이마을, 흰여울마을, 동삼동 등지에서 글쓰기, 그림 그리기, 도자기 만들기, 노래 부르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센터에서 주도한 각종 문화 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연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마중물이 됐다.
이전에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영도구 대평동 일대에 문화 예술을 입힌 깡깡이 예술마을 프로젝트 등 일련의 문화사업이 있었지만, 5년간의 법정문화도시 사업의 성과는 놀라웠다. 영도구의 특성을 살린 시각 브랜딩과 글자체(영도체) 개발로 국내 최초 세계디자인어워드 4관왕에 올랐고, 방문 예술활동·예술치유 공간 운영으로 외로움 완화에 기여해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영도 기획자 학교를 운영하며 매년 30건 이상의 문화 창업 지원, 영도 문화유산 자료를 담은 아카이브 개설, 어린이 문화활동 거점 공간 조성, 깡깡이 예술마을 투어 프로그램 운영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3월에는 전국 24개 문화도시 중 ‘최우수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업을 주관한 영도문화도시센터에 대한 평가도 놀랍다. 첫해인 2020년 미흡(3등급)에서 2023년 최우수(1등급)로 평가가 상승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문화도시 사업의 성과는 주요 도시 지표로도 확인됐다. 문화 분야 사업체 수와 거주 예술인 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2023년 부산사회조사에서는 구민의 문화여가시설 및 여가 활동 만족도가 원도심 중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많은 지역 주민이 “문화도시 사업 덕분에 영도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이처럼 문화도시 사업으로 지역 이미지를 향상하고 주민 삶을 개선하는 성과를 냈음에도 사업 종료 결정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