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의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8월(40만 4000명) 대비 13.8% 늘어난 46만 명이다. 또래 인구 집단의 5.3%를 차지하는,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규모다. 직전 6월 42만 6000명, 7월 44만 3000명과 비교해도 확연한 증가 추세다. 2016년 8월 24만 5000명에 비하면 무려 87.8% 폭증했다. 이후 2017년 8월 29만 6000명, 2019년 37만 8000명 등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비대면, 휴업이 늘면서 비정상적인 폭증이 있었다. 2020년 8월 46만 7000명, 2021년 44만 5000명. 팬데믹 종료 후 ‘그냥 쉬는’ 청년 인구는 원상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내 반등세로 돌아서 역대 최고치 수준을 기록한 것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통계청 고용 조사의 ‘쉬었음’ 항목은 질병이나 장애가 아닌 이유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쉬는 경우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통계에서 빠진다. 실업자로 분류되면 구직 활동을 하는 경우지만 ‘쉬었음’ 청년은 취준생조차 아닌 상황을 의미한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구직을 단념하고 고용시장 밖으로 이탈하려는 추세가 강화되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
8월 청년 고용률은 46.7%로 역대 최고치였다. 청년층 고용지표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상은 플랫폼 고용이나 단순 노무직 증가가 두드러진 결과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일자리 미스매치와 고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그냥 쉰다’는 청년 증가세를 허투루 봐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