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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열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이미지와 영상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댕냥이(개와 고양이) 셰프의 활약은 흔하고, 코끼리와 사자가 올림픽 다이빙 챌린지를 벌이는 초현실적인 장면도 낯설지 않게 됐다. 의인화된 동물 주인공이 사랑과 배신을 연기하는 ‘AI(인공지능) 펫 시네마’가 유튜브 쇼츠, 틱톡에서 1억 뷰를 기록하는 것도 예사다. 사람은 드러나지 않은 채 AI 아바타와 합성 음성을 내세워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익명 콘텐츠’(Faceless Content)도 급부상하고 있다.
독창적이고 기술적 완성도도 높은 콘텐츠는 거대한 트래픽을 일으키고, 그에 비례한 수익을 가져간다. 기획 단계에서 제작, 홍보, 수익화까지 일관된 흐름이 확립된 상황에 AI 기술 발전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디지털 크리에이터 산업은 빛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SNS에는 체험기를 가장해 “몇백만 원의 월 수입을 놓치지 말라”는 제작 노하우 강의 홍보가 넘친다. 굿즈(기념품) 시장도 꿈틀대고, 조회수 쏠림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까지 재편되고 있다.
브랜드·제품·업소 홍보 영상이나 유튜브 촬영 때 필요했던 장비와 모델, 전문 인력이 모두 AI로 대체되면서 초래된 파급 효과는 크다. 숏폼과 AI 기술의 화학적 결합은 크리에이터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 AI 서비스가 무한 경쟁에 들어가면서 간단한 지시문(프롬프트)으로, 혹은 명령어 입력 없이 사진만 업로드해도 영상물로 바꿔주는 템플릿과 프리셋이 넘쳐난다.
정말 초보자도 동물을 춤주게 하고, 하늘을 날고, 괴수로 변신하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기자가 직접 AI 도구를 활용해 숏폼을 제작하면서 최근 경향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까지 짐작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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