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강국' 넥슨그룹, 잔인한 4월…'진경준 사태' 이어 '피파3 롤백'으로 얼룩

입력 : 2016-04-04 16: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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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강국' 넥슨그룹(회장 김정주)이 회사 안팎의 잡음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최근 넥슨 비상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으로 촉발된 '진경준 사태'부터 이 회사 대표게임 '피파온라인3'의 반복된 데이터복원(서버 롤백) 사건 등으로 연일 된서리를 맞고 있다. 
 
◆ 진경준 검사장  넥슨 전체 주주 중 26번째 높은 지분율, 왜?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 진경준 법무부 검사장이 넥슨 비상장 주식투자를 통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위 공직자에게 비상장 주식을 통한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진경준 검사장은 넥슨 상장 이전인 2005년 넥슨 주식 약 85만주(0.23%)를 매입해 지난해 126억461만원에 매도했다. 2005년 넥슨 주식을 액면가 그대로인 500원에 샀다면 약 4억여원을 투자해 10년 만에 120억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국내에 상장되지 않은 알짜 주식을 진 검사장이 어떤 루트를 통해 대량 확보하게 됐는지 그 배경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진 검사장이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넥슨 회장과 서울대 동기로 평소에도 친분이 있었던 사이라는 점을 들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넥슨이 2011년 12월 일본 도쿄증권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공개한 신규상장 신청을 위한 유가증권 보고서를 보면, 진 검사장은 당시 지분율로 치면 0.23%에 불과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넥슨 전체 주주 가운데 26번째로 높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시장에 상장하기 전 넥슨의 전체 주주 수는 404명이었다.
 
우선 이번 진경준 사태는 진 검사장이 사퇴를 표명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한 분위기지만, 법적으론 퇴직자도 현직에 준해 심사를 해야 하고 3개월의 조사 뒤 윤리위가 법무부에 조사를 의뢰하면 법무부는 감찰에 착수할 수 있다.
 
그러나 진 본부장이 공직자가 아닌 일반이 신분이 된 뒤 윤리위의 자료 요청을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사실상 윤리위 조사 및 넥슨의 특혜 의혹이 이대로 묻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피파온라인, 올 들어 두 번째 '서버 롤백'…1위 게임사 이미지 타격 불가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넥슨은 최대 캐시카우인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가 주말 동안 발생한 콘텐츠 업데이트 오류로 게임 기록을 과거로 되돌리는 '롤백'을 단행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 적용된 '트레이드 2.0' 업데이트 이후 트레이드 보상이 과도하게 이뤄지면서 게임 내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피파온라인3'는 지난 1월 말에도 동일한 내용의 '트레이드 2.0'을 적용했다가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버 시점을 업데이트 이전으로 복구한 바 있다.
 
이후 두 달 만에 같은 콘텐츠를 업데이트했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오류가 나타나면서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사'라는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서버 롤백은 이용자들의 해당 게임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까지 모두 과거로 돌린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롤백을 최후의 보루 격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게임인 '피파온라인3'에서 올 들어서만 두 차례의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서 넥슨을 향한 이용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배가되고 있는 분위기다. '피파온라인3'는 지난 1월 하루치에 대한 데이터를 롤백했으며, 이번에는 무려 사흘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과거로 돌려놨다.
 
일련의 사건과 관련 넥슨 관계자는 "(진경준 사태에 대해서는)개인주주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피파온라인3'은 트레이드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의도치 못한 오류가 발견돼 롤백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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