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3안타 4출루로 '타격기계'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도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했다. 반면 박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는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김현수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 2루타 1개를 기록했다.
전날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한 김현수는 첫 타석부터 안타 생산을 시작했다. 팀이 0-1로 뒤진 1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조 켈리를 상대한 김현수는 깔끔한 우전 안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1S 3B에서 5구 96마일 패스트볼을 당겨쳤고, 타구는 1,2루간을 갈랐다. 이후 김현수는 후속타자의 진루타와 적시타를 묶어 득점까지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장타가 터졌다. 4-4로 팽팽한 2회말 1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3구 96마일 패스트볼을 통타, 중견수 뒤를 넘어 원바운드로 담장을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기록했다. 시즌 4호 2루타이자 6번째 멀티히트가 된 안타였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맞이했고, 후속타자 매니마차도의 희생플라이로 5-4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다만 김현수의 득점은 불발됐다.
세 번째 타석은 김현수의 선구안이 빛났다. 7-7로 맞선 3회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토미 레인은 보더라인을 걸치는 날카로운 제구를 보였으나 김현수는 5구만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팀이 8-7로 앞선 5회말 1사 2루에서 김현수는 바뀐 투수 클레이 벅홀츠의 낮은 공을 퍼올렸다. 중견수 뜬공으로 끝났지만 2루주자 진루를 돕는 타구였다.
한 차례 쉰 김현수는 9-7로 앞선 7회 선두타자로 나서 벅홀츠의 바깥쪽 커브를 잡아 당겨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특히 보스턴은 유격수까지 2루 오른쪽으로 옮긴 시프트를 선보였지만 김현수는 이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후속 두 타자의 볼넷에 3루에 안착한 김현수는 맷 위터스의 적시타가 나오며 두 번째 득점까지 올렸다. 김현수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난 뒤 9회 대수비 놀란 레이몰드와 교체됐다.
이날 경기로 김현수의 성적은 0.360에서 0.389로 상승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비롯한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지며 보스턴을 13-9로 꺾었다.
팀 대패 속에서도 이대호는 멀티히트로 존재감을 뽐냈다.
이대호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회초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 이대호는 3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나서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했다. 이대호는 상대 투수 크리스티앙 프리드리히의 4구때 88마일 투심을 당겨쳤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갈 것처럼 보였다. 아슬아슬한 타구에 이대호는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은 담장을 맞고 튀어나와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갔고, 이대호는 다시 1루로 귀루했지만 오버런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4회초 좌익수 뜬공에 그친 이대호는 7회초 내야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시켰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잡아당긴 강한 타구를 3루수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것.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9회초 이대호는 지난달 31일 대결에서 홈런을 때려냈던 브랜든 마우러와 재회했다. 이대호는 마우러의 5구째 96마일 패스트볼을 밀어쳐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우익수 호수비에 걸렸다.
이날 경기로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267에서 0.275로 소폭 올랐다. 하지만 시애틀은 샌디에이고에 6-14로 완파당했다.
반면 박병호의 타격감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새다.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3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전날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15일만에 장타를 생산했지만 방망이가 다시 식은 것. 홈런 소식은 지난달 14일이 마지막이다. 시즌 타율도 0.215에서 0.211로 떨어졌다.
박병호는 1회초 2사 1,2루, 3회초 2사 2루 등 기회를 놓쳤다. 0-4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2루에서 박병호는 볼넷을 얻어 만루로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후속타자 에스코바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만 득점하는 데 그쳤다.
팀이 1-5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마쳤다. 미네소타는 결국 1-5로 패하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물론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꼴지로 쳐졌다.
한편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결장했다.
사진=MLB홈페이지, 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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