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 새벽잠 설칠 '축덕'들의 축제, 재미를 더할 관전포인트

입력 : 2016-06-10 17: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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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덕'들을 설레게 할 축구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유로 2016'이 축제의 불꽃을 점화한다.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개최국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경기로 휘슬을 울리는 이번 대회는 유럽 24개국이 출전해 약 한 달 동안 자웅을 겨룬다. 조별리그를 거쳐 16강부터는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컵 '앙리 들로네'를 향해 달린다.
 
4년 만에 돌아온 이번 대회를 좀 더 박진감 있게 즐기기 위한 몇 가지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 '골잡이 of 골잡이'는 누구?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유럽 축구 리그는 아무래도 프리미어리그(EPL)다. 올시즌 EPL의 득점왕은 25번 골망을 흔든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다. 그는 탁월한 결정력과 위치선정 등으로 올시즌 소속팀 토트넘이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거의 10년 간 '월드클래스급' 공격수의 위치에 있는 선수다. 올시즌 리그 득점 35골(2위), 챔피언스리그 16골 등 모두 51골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며 이번 대회의 유력 득점왕으로 손꼽힌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득점왕 레반도프스키(폴란드)는 비독일인 최초로 30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9월 리그 볼푸스부르크전에서 9분간 5골을 작렬시킨 그는 '유로 2016'예선 10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해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우며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을 보였다.
 
보통 은퇴를 걱정할 나이인 35살의 노장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는 38골을 폭발시키며 리그앙 득점왕에 오르는 등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온 몸으로 증명했다.
 
이 밖에도 올시즌 EPL 깜짝 우승팀 레스터 시티의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잉글랜드), 호날두의 동료이자 홈그라운드 이점을 가진 카림 벤제마, '전차군단' 독일의 토마스 뮐러 등 실력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스트라이커들이 골폭격을 가할 예정이다.
 
누가 득점왕에 오를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 월드컵 본선 진출보다 어렵다는 유로 조별 예선
 
세계 축구를 호령하는 남미와 유럽은 어느 나라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각축을 벌인다. 특히 조별예선조차 거의 모든 조가 '죽음의 조'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경기가 끊이질 않는다.

강호들을 물리치고 '유로 2004'의 우승컵을 차지했던 그리스,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다 올시즌 EPL 우승컵을 거머쥔 레스터 시티 같은 팀이 다시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전문가들과 유럽의 베팅업체들은 우승후보를 점칠때 다음의 팀들을 우선 거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3연속 '앙리 들로네'를 노리는 스페인
 
'유로2008', '2010 월드컵', '유로 2012'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스페인은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다. 특히 앞의 세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주축멤버 다수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사비 에르난데스(알 사드), 사비 알론소(바이에른 뮌헨), 카를레스 푸욜(은퇴) 등은 이제 볼 수 없지만,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필리쿠에타(첼시), 티아고 알칸타라(바이에른 뮌헨) 등 젊은 피가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다만 라울(은퇴), 페르난도 토레스(AT마드리드), 다비드 비야(뉴욕 시티) 등 화려했던 과거 공격진에 비해 모라타(유벤투스FC), 아두리스(빌바오), 놀리토(셀타) 등 현재의 공격진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 못해도 3위, 독일
 
'유로 2008' 이후 각종 굵직한 대회에서 3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 독일 역시 우승팀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가장 최근의 큰 대회였던 '2014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녹슬지 않은 감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유로 대회를 세 번(1972년, 1980년, 1996년) 우승한 유일한 국가다. 준우승도 세 차례한 독일은 '유로 1968'을 제외하고 예선에 참여했던 12번의 대회에서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또 월드컵 우승과 준우승도 각각 네 번 씩 차지하고, 최근 15번의 월드컵에서는 전부 8강 진출에 성공하는 등 굵직한 대회라면 독일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미드필더진의 주요 선수들인 사미 케디라(유벤투스), 슈바인슈타이거(주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수의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빠져있다는 단점이 눈에 띈다.
  
# 홈에서만큼은 극강, 프랑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업은 프랑스 또한 강력한 우승후보. 자국에서 열렸던 '유로 1984'와 '1998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팀이다.
 
특히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오랜기간 자국의 다인종성을 반영해왔다. 이에 독일이 '선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면 프랑스는 '자유롭고 예술적인' 축구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처럼 프랑스는 훌륭한 전적을 가지고 있지만 월드컵과 유로에서 여러번 조기 탈락 하는 등 이변의 대상이 자주되는 불안정한 모습도 함께 가지고 있다.
 
국제대회 때마다 늘 축구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잉글랜드의 성적이다. 축구 종가라는 타이틀과 언제나 월드클래스의 선수들을 보유해 좋은 성적을 기대케하지만 늘 반전(?)을 보여줬던 팀이다.
  
# '용두사미' 징크스는 언제 깨지나, 잉글랜드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 자국리그 득점왕 해리 케인, A매치 111경기 52골로 팀의 중심인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앞세워 짜임새 있는 구성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97년생부터 85년생까지 나이대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등 신구조화도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역시 문제는 '큰 대회 징크스'가 꼽힌다. '2002 월드컵' 이후 한 번도 4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유로도 자국에서 열린 1996년 대회 3위를 제외하고는 5위가 최고 성적이다. 특히 1990년 이후 승부차기에서 1승 6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 2016'은 100주년을 맞이한 '2016 코파아메리카 센타나리오'와 상당부분 일정이 겹친다. 때문에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독일 우크라이나 폴란드 북아일랜드가 모인 C조, 스페인 체코 터키 크로아티아가 맞붙는 D조가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축덕'들의 잠 못 이루는 새벽이 시작된다.

사진=MBC 스포츠플러스 제공,  '유로2016' 홈페이지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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