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매운맛 ‘낙지볶음 개미집’… 일본에 부산 맛집 진출 교두보

입력 : 2025-04-10 2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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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오사카에 매장 3곳 개점
매료 막걸리와 합작해 일본 진출
B푸드 세계화 프로젝트 큰 걸음

부산의 맛집 ‘낙지볶음 안경희 개미집’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일 문을 연 오사카점의 모습. 개미집 제공 부산의 맛집 ‘낙지볶음 안경희 개미집’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일 문을 연 오사카점의 모습. 개미집 제공

일본 오사카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B푸드(부산 음식)가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10일 부산의 대표적 맛집인 ‘낙지볶음 안경희 개미집(이하 개미집)’과 부산의 청년 전통주 제조 스타트업인 제이케이크래프트에 따르면 개미집이 최근 일본 교토와 오사카에 진출했다. 개미집은 지난달 말에 일본의 천년 수도이자 문화와 전통의 상징인 교토에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2호점인 오사카 난바 센니차마에점은 1일 문을 열었고, 오사카 츠루하시 본점은 오는 16일 문을 열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역사적 의미를 따지자면 난바는 백제의 왕자 부여선광이 백제가 망하고 1000명이 넘는 유민과 정착한 곳이며, 츠루하시는 1920년대부터 재일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1972년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에서 안경희 대표가 문을 연 개미집은 낙지, 곱창, 새우를 비법 양념과 함께 끓여 매콤한 풍미와 함께 특유의 감칠맛이 특징인 ‘낙곱새’ 전골 요리로 전국에서 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반세기 동안 부산시민과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의 미각을 책임져 온 개미집의 일본 진출은 단순한 매장 확장이 아니라 B푸드 세계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제이케이크래프트의 ‘매료 막걸리’. 제이케이크래프트 제공 제이케이크래프트의 ‘매료 막걸리’. 제이케이크래프트 제공

개미집은 해외 진출을 위해 부산의 제이케이크래프트와 손을 잡았다. 개미집 일본 매장에서는 제이케이크래프트의 프리미엄 막걸리인 ‘매료 막걸리’가 메인 주류로 식탁에 오른다. 낙곱새에 막걸리라고 하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막걸리는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일본의 젊은 세대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지만 매운맛에 다소 취약한데 막걸리가 그런 매운맛을 중화시키면서도 식재료의 맛 자체를 살려준다는 것이다.

개미집 한 관계자는 “교토점과 난바점은 매일 예약이 300건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개미집 낙곱새는 부산에 오면 꼭 먹어야 되는 로컬푸드로 인식되었는데 이제 일본에서 현지의 맛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일본인들이 기대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이케이크래프트 조태영 대표는 “일본에서 성공시킨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다음 타겟으로 겨냥해서 준비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한국 문화와 씨푸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현지에서 싱싱한 재료들을 공수하기가 좋은 환경이어서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이케이크래프트는 개미집과 손잡고 동래구 사직동에 있던 양조장을 지난해 해운대 좌동 개미집 건물로 이전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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