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부산에 비바람이 휘몰아쳐 사상구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에서 또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부산 곳곳에서 가로등이 부서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13일 사상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사상구 학장동에서 가로 5m, 세로 3m, 깊이 4~5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싱크홀이 발생한 곳은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이다. 사상~하단선 공사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에서 하단역까지 6.9km(7개 정거장)를 연장하는 공사로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싱크홀은 사상구청 직원들이 경찰로부터 싱크홀이 발생할 것 같다는 신고 내용을 공유받고 안전조치를 하던 중 발생했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당직자 2명이 현장에 가 안전조치를 하던 중 중 싱크홀이 생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전 5시 40분께 도로를 통제하고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폭우로 지반에 있던 모래가 쓸려가 싱크홀이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산시와 시공사에서도 현장에 나와 원인조사를 하고 있다.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 땅 꺼짐이 발생한 건 이번으로 7번째다. 지난해 9월에는 공사 현장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8m 아래로 추락하는 등 지금까지 6건이 넘는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부산시가 특별 조사에 나서 폭우와 차수 공법 부실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지난 2월 결과를 발표했지만, 싱크홀이 또 발생한 상황이다.
사하구 장림동에서도 이날 오전 1시 33분께 사하경찰서 인근 도로에서 3차로 끝부분의 맨홀이 역류하며 도로 지반이 침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맨홀 물이 역류하며 아스팔트가 물러져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량을 통제하고 방호벽을 설치했으며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밤사이 내린 비와 강풍으로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31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이날 오전 3시 1분께 사상구 감전동에서 가로등이 부서져 안전 조치했다. 오전 3시 30분 동구 좌천동에서는 140여 세대에 정전이 발생했다가 30분 만에 복구됐다. 오전 3시 51분 금정구 부곡동에서는 나무가 전도됐고, 오전 4시 43분 동구 수정동에서는 중앙분리대가 넘어져 통행에 지장을 주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사이 부산에서는 공식 관측지점 기준 33.5mm의 비가 내렸다. 기장군에선 52mm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가덕도 일대에는 순간 최대 초속 30.4m의 바람이 불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