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자금력으로 선거 자금 전체의 4분의 3을 충당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본선에 쓸 선거자금 모금을 위해 공화당 지도부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모금이 쉽지 않을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 일간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사실상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된 트럼프가 공화당 지도부와의 공동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합의 세부내용을 마무리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들은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전국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모금 기구 합병 방안도 논의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말 경선을 위해 개인 재산 4천만 달러(약 496억원)을 사용했으며, 본선을 위해서는 15억 달러(1조 7천600억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모금 조직, 네트워크, 경험 등 다방면으로 부족한 탓에 당의 도움 없이는 남은 6개월 동안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현재 월가의 후원금 중 1%만이 트럼프를 향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는 53%가 집중됐다.
뉴욕타임즈(NYT)는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측에 선거자금 뿐 아니라 공화당 전국위원회를 위한 자금도 함께 모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역시 3월 기준으로 현금 보유액이 1천600만 달러(188억원)에 그쳐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자금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본선을 위한 목표액으로 10억 달러를 책정했다.
하지만. NYT는 지난 2012년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의 모금액이 5억 달러가 채 안됐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목표액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후원자들도 미온적이다.
공화당 큰손들이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는 가운데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싱어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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