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데위비드 보위의 '히어로즈',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다

입력 : 2016-06-19 11:38:19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독일 통일에 얽힌 한 노래가 소개됐다.
 
19일 방송된 '서프라이즈'에서는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가수 데위비드 보위의 노래 '히어로즈'에 관련된 이야기가 그려졌다.
 
1977년 세계적 록스타로 승승장구하던 영국 출신의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직접 작사 작곡한 '히어로즈'라는 새 노래를 발표했다.
 
이 노래는 대중과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그에게 '아트로커'라는 영광스러운 별명까지 안겨줬다. 하지만 이 노래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사실 극심한 코카인 중독자였던 보위는 '히어로즈' 발표 몇 달 전 치료와 새 삶을 위해 영국을 떠나 독일 서베를린을 찾았다.
 
어느날 밤 보위는 베를린 장벽 근처에서 동독과 서독으로 나뉜 연인이 몰래 장벽을 넘어 만나는 모습에 크게 감격했다. 결국 그는 사랑으로 장벽과 전쟁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히어로즈'를 발표했다. 이 곡은 '통일의 노래'로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12년 후 결국 베를린 장벽이 붕괴됐다. 이때 사람들은 이 일이 보위의 덕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했다.
 
사실은 다음과 같았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1년 전 서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서 보위의 콘서트가 열렸다. 많은 히트곡 후 '히어로즈'가 흘러나오자 사람들은 모두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콘서트는 장벽 바로 옆에서 열렸기에 동독 주민들도 장벽 뒤에서 함께 '히어로즈'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 곡은 통일을 기원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실제로 보위는 한 인터뷰를 통해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장면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독의 경찰은 콘서트 마지막 날 폭력을 사용하면서까지 장벽 근처의 사람들을 진압했다. 충격을 받은 동독의 시민들은 들고 일어났고 '표현과 여행의 자유'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번졌다.
 
결국 보위의 콘서트 1주일 뒤 서독을 방문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촉발하는 연설을 하게 됐다. 결국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게 됐다.
 
때문에 사람들은 '히어로즈'가 독일 통일의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2016년 1월 데위비드 보위가 사망하자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하기도 했다.
 
사진='서프라이즈' 방송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