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유치, ‘부산 어벤져스’ 떴다
조각투자 증권 제도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전에 부산 지역 금융업계가 대거 뛰어들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모든 비금융거래 자산을 조각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으로, 향후 주식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 시장이다. 부산이 디지털금융 국제 중심지가 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퍼즐 조각인 만큼, 부산 컨소시엄에 대한 인가가 꼭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16일 〈부산일보〉가 단독 입수한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이하 거래소 컨소시엄) 참여의향서(LOI) 제출 기업 명단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비단·BDAN), 코스콤, 펀블, 세종DX는 물론 BNK투자증권과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도 들어 있다. 이밖에 국내 유수 증권사와 인터넷뱅킹 기업들도 거래소 컨소시엄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앞서 지난달 4일 금융위원회는 그동안 규제 샌드박스로 운영해 온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를 제도화하기 위한 신규 인가 기준을 발표했다. 초기 단계에 있는 시장 규모와 유동성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 2곳까지만 인가하기로 했다.업계 예상보다 인가 기업 수가 줄면서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이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이 인가전에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컨소시엄 형태로 뛰어들며 함께할 기업들을 모았는데 부산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 지역 금융권이 대거 참여 의사를 보였다. 거래소와 코스콤은 부동산 조각투자 스타트업 ‘펀블’에 출자하고 이를 앞세워 증권사들과 ‘거래소·코스콤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일각에서는 민간 혁신 기업들이 어렵게 만들어 온 시장에 거대 플레이어들이 끼어들어 판을 독식하려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도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업체를 선정하는 심사 기준에서 △증권사-조각투자 업체 등 컨소시엄 방식 △모험자본을 중점으로 공급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신속한 유통 플랫폼 서비스 개시 역량 등 세 가지를 가점 사항으로 명시했다.부산에서는 인가 기업 2곳 가운데 반드시 거래소 컨소시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상민 비단 대표는 “부산을 디지털금융의 중심지로 만든다고 했지만 뭐가 있느냐고 물으면 답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답이 될 수 있다”면서 “정통 금융중심지 여의도에 맞서 부산을 디지털금융 글로벌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 바탕이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인데, 이를 위해 부산의 주요 기업들이 어벤져스급으로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소와 코스콤 모두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고 부산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기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서 거래해 오던 것들은 자본시장법을 적용받지 않는 교환권 기반의 비금융자산이라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에서는 금융자산인 증권을 거래하게 된다.한국거래소 측은 아직 참여의향서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 급성장으로 주식시장 파이가 줄고 해외로 자금이 이동하는 등 여건이 악화되면서, 디지털자산 유통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조각투자 장외거래소란?조각투자 거래가 이뤄지는 유통 플랫폼으로 다양한 조각투자 업체의 증권을 한 곳에서 거래할 수 있다.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거래하듯이 증권을 거래 지원(상장) 하거나 폐지할 수 있고, 공시 시스템도 생긴다.
중국, 미국에 입항수수료 부과하자…해운사들, 부산서 환적후 다른 배로 중국에
40억 누락해 투자심사 비껴가...천마산 모노레일 감사 무더기 지적
1년 8개월만 의료대란 ‘끝’…보건의료 ‘심각’ 20일 해제
검찰 요구에 누락 서류 뒤늦게 작성 지시한 경찰 ‘무죄’ 확정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사퇴…최고위서 의결
‘고리2호기 계속운전’ 법적 다툼으로…'심의절차 정지 가처분 신청' 예고
캄보디아 범죄단체서 ‘유인책’, 20~30대 한국인들 ‘징역형’
조희대 탄핵안 꺼내든 조국혁신당…조국 “조희대 사법부 불신 해소해야”
이병헌 “연기 35년차, 이제 조금 배우 된다는 생각이 들어”[부일영화상]
영화 ‘승부’로 배우 이병헌이 2025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병헌의 부일영화상 수상은 올해로 네 번째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금양, 네 번째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
금양이 405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네 번째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납입일을 또다시 연기하며 공장 준공 일정, 납품 계획들도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따른 시장 신뢰도 하락도 우려된다. 금양은 17일 예정이던 40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11월 28일로 연기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금양은 지난 8월 1일, 9월 3일, 9월 17일 세 차례에 걸쳐 40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연기한 바 있다. 유상증자 투자금 납입 주체는 사우디아라비아 기업인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이다. 금양은 이날 회사 게시판을 통해 “당사는 10월 17일 이내 투자금 납입을 받기 위해 담당 임원이 스카이브 실무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통화 및 미팅을 했고 스카이브 대표가 당사의 대표와 직접 대면하여 납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현재까지도 당사 계좌로 대금 납입이 완료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사는 금양에 대한 투자의지를 재차 강조하였고, 한시라도 빨리 납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양은 올해 말까지 기장 드림팩토리 공장을 완공하고 내년 1월에 2170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 완료해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 원통형 배터리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가 11월 이후로 연기되며 이러한 금양의 계획도 순차적으로 미뤄지게 됐다.
스웨덴 왕세녀가 부산현대미술관에 간 이유는 [현장 속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Victoria) 왕세녀가 스웨덴 대표단 20여 명과 함께 17일 부산을 방문했다.이날 오전 부산에 도착한 왕세녀 일행은 스웨덴 야전병원 파견 75주년 기념식(태종대)에 참석한 데 이어 스웨덴 참전기념비(부산진구 소재)를 방문하고,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 전시를 1시간 넘게 관람하고 서울로 돌아갔다. 왕세녀가 부산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빅토리아 왕세녀의 부산현대미술관 방문은 스웨덴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의 예술 세계를 국내 처음으로 조명한 전시를 돌아보고, 이와 연계한 주한스웨덴대사관 특별 프로그램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ALMA) 전시: 책과 그림이 앉은 자리’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스웨덴 알마상은 2020년 백희나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내서도 많이 알려졌다. 힐마 아프 클린트와 동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스웨덴이 자랑하는 예술가이다.빅토리아 왕세녀는 특히 부산현대미술관 방문에 앞서 부산의 청년 작가와 기획자, 대학생들과 만남을 요청해 그들과 환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왕세녀는 젊은 작가 혹은 기획자로서 최근 갖고 있는 관심은 무엇인지, 힐마 아프 클린트 전시를 통해서는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묻기도 했다. 스웨덴 현지에서 힐마 아프 클린트가 가지는 위상에 대해 궁금해하는 작가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환담에 참석한 작가들은 대체로 “여성 화가가 많지만, 힐마 아프 클린트는 수많은 기록을 자신이 아주 꼼꼼하게 기록해서 남긴 점과 창조적인 활동을 끝까지 밀어붙인 의지 자체가 큰 영감을 불러일으켰다”거나 “왕세녀가 청년 작가들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기뻐했다. 왕세녀도 “힐마 아프 클린트는 사후에 작품이 공개되는 등 뒤늦게 작가로서 인정받았으며, 미래의 관객들에게 닿기를 희망한 것 같다”면서 “이번 부산 전시가 젊은 작가들한테 좋은 영감을 주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 기획자가 “다음 주 원도심에서 있을 야외 상영회에서 스웨덴 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데 직접 참석은 어렵겠지만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하자, 왕세녀는 “주한스웨덴 대사라도 참석하라고 할까요?”라고 말해 좌중엔 웃음이 터졌다.한편, 이번 왕세녀 일행의 부산 방문은 한국전쟁 당시 인연을 맺은 양국의 우정을 기리고, 역사적 협력을 기반으로 문화·예술 분야 교류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스웨덴이 부산으로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이후, 부산과 스웨덴은 경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이어 왔다. 왕세녀를 최측근에서 수행한 안드레아스 칼손 농촌국토부 국토주택장관은 “이번 한국 방문에서 ‘한-스웨덴 ABCDE’, 즉 인공지능(AI), 바이오(Bio), 문화콘텐츠(Contents), 방산(Defense), 에너지(Energy) 분야에서 양국의 관심을 확인했다”면서 “부산 방문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방시대위원장 “5극3특 균형성장 전략으로 대한민국 성장지도 바꾸겠다”
김경수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17일 “5극3특 균형성장 전략으로 대한민국 성장지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포럼(제2회 상지코리아포럼)’에서 ‘지역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5극3특 권역별 메가시티 중심의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조강연에서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경제권과 생활권으로 연결된 권역별 메가시티 체계를 구축해 지방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전국의 균형 있는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한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전국을 5개의 초광역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로 확장하고 연결해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 대중교통을 핵심으로 한 생활권, 이를 뒷받침할 행정재정 기반 구축 등 삼각편대로 수도권 일극에서 ‘5극3특 균형성장전략’으로 대한민국 성장지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청년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지역 기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이라며 “지역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역의 자립과 혁신을 중심에 둔 균형성장의 본격적인 전환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은 상지대학교, 원주시, 강원도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지방 중소도시의 성장과 비전을 모색하고 정부의 5극3특 균향성장전략의 과제와 추진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남도 광역기동반, 체납자 112명 찾아가 12억 원 징수 성과
경남도는 지난 9월부터 수도권과 경상권을 대상으로 ‘체납징수 광역기동반’을 가동한 결과, 체납자 112명으로부터 12억 원 규모의 징수 및 분납 약속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17일 밝혔다. 경남도와 18개 시군 체납징수 공무원 25명으로 구성된 광역기동반은 지난 9월 1일부터 5일까지지 수도권, 그달 15일부터 19일까지 경상권을 순회하며 체납자의 주거지와 사업장을 방문해 징수활동을 펼쳤다. 방문 대상자는 체납액 300만 원 이상이거나 60억 원 규모 체납자 112명으로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납부를 회피한 사례 위주로 선정됐다. 기동반은 현장에서 자진 납부를 유도하고, 분납계획서를 제출받는 등 체납자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징수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4600만 원을 징수하고, 12억 원 규모의 분납계획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울산에 거주하는 A 씨는 사업장 폐업을 신고하고 영업을 중단한 것처럼 위장했지만, 실제로는 자녀 명의로 사업을 이어가며 체납액 납부를 회피하고 있었다. 기동반이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확인하자, A 씨는 납부 의사를 밝히며 500만 원을 납부하고 연말까지 전액 납부를 약속했다. 부산에 사는 B 씨는 체납액 부담으로 납부를 미뤄왔으나, 현장 상담을 통해 분납 제도를 알게 된 후 즉시 100만 원을 납부하고 분납계획서를 제출했다. 경남도 박현숙 세정과장은 “단순한 체납징수 활동이 아니라 공정한 조세질서를 확립하는 제도적 장치”라며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고질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고, 성실한 납세자가 존중받는 공정한 납세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올해 광역기동반 운영을 통해 모두 20억 원 규모의 징수 성과를 거뒀다. 오는 11월에도 경남도내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 기동반을 운영해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명단공개·출국금지 등 행정제재에 나설 예정이다.
울산 울밀로에서 트럭·승용차 등 9중 추돌…16명 중경상
울산 울주군 한 국도에서 트럭과 승용차 등 차량 9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7일 오전 11시 30분께 울산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울밀로에 8t 트럭과 포터, 승용차 등 차량 9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 16명이 중경상을 입어 7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 여파로 울산에서 언양 방면 2개 차로가 2시간가량 통제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도 빚어졌다. 경찰은 트럭과 승용차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울산 SK에너지 수소 생성공장에서 폭발·화재…5명 중경상
17일 오전 10시 42분께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수소 생성공장인 HP 공정에서 폭발로 인한 불이 나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20여 대와 소방관을 투입해 20여 분 만에 진화했다. 이날 불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이 난 곳은 수소 생성공장이며, 지난 15일부터 정기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직원 등을 상대로 자세한 폭발·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잔디 위에서 듣는 선율…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가을 소풍 떠나자
부산 도심 한복판이 가을빛 감성으로 물든다. 부산관광공사는 오는 25일 부산근현대역사관 야외광장에서 피크닉형 야외 문화 프로그램 ‘시월애: 금빛 가을 음악회’를 연다. 잔디밭 위에서 금관5중주의 선율이 울려 퍼지고, 플리마켓과 체험 부스가 함께 꾸려져 도심 속 가을 피크닉을 완성한다. 이번 행사는 ‘가을의 햇살 아래, 금빛 선율이 마음을 물들이다’를 주제로 마련됐다. 오후 3시부터 열리는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금관5중주단 공연에서는 ‘홀리데이 마치’ ‘마이웨이’ ‘찐이야’ ‘문어의 꿈’ ‘여행을 떠나요’ 등 세대를 아우르는 곡들이 연주된다. 공연 전후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기억상점’이라는 이름의 플리마켓이 열린다. 감성 소품, 수공예품, 석고방향제, 타로 체험 등 시민이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역사관의 스토리와 연계한 테마 부스도 함께 마련된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행사는 역사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 생활 문화 커뮤니티 허브로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라며 “음악과 체험이 어우러진 가을 축제가 시민에게 작지만 깊은 여운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데오빌로 뮤직 활동 어떻게
부산 동래구 명장동 예인교회가 ‘데오빌로(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뮤직’의 산실이다. 이 교회 강형식 목사는 투병 중인 신도를 위해 문병을 하러 가서 정성껏 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런 인연으로 남편도 교회에 열심히 나왔다. 그는 대학가요제 심사 위원을 지낸 작곡가였다. 뒤를 이어 음악하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교회 모여들어 함께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994년에는 부산시민회관에서 재즈 콘서트, 부산KBS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그 뒤 단원들은 다들 나이가 지긋하니 남은 동안 좀 보람 있는 일을 해 보자고 마음먹는다. 그렇게 해서 1996년부터 부산대 정문 앞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재즈, 클래식, 라틴음악 등의 주제로 거리 공연을 시작하게 된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거의 전무한 반면 부산대 앞 거리에는 술집들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청소년들이 유흥문화로 물드는 것이 안타까워서였다. 지금도 법무부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는 강 목사는 일찍부터 교도소에서 사역해 왔다. ‘데오빌로 뮤직’도 강 목사와 함께 교도소에 들어가서 재소자를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그게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일 년에 6회 정기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6년 5월에는 데오빌로 뮤직을 사단법인 문화쉼터로 확장하면서 안팎으로부터 더 신뢰를 얻게 되었다. 2002년 부산역에서 결식자와 노숙자를 위한 사랑의 음악회를 처음 열면서, 노숙인과 노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급식 경비가 점차 커지면서 2008년부터 지금까지 광복로에서 거리 공연을 열고 있다. 데오빌로 뮤직은 지역 축제 초청공연은 물론 병원이나 교도소를 찾아 위문공연도 한다. 불러주는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051-522-8950.
팔십 노인도 설레게하는 노신사밴드
쿠바의 재즈 뮤지션 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1997년에 이들이 낸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1200만 장 이상 판매됐고, 1998년에는 그래미상까지 받았다. 쿠바의 음악을 세계에 알린 이 밴드가 1996년에 조직될 당시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70대였다. 그런데 더 오랜 전통과 실력, 연륜까지 겸비한 밴드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올해로 결성 35주년을 맞이한 ‘데오빌로 뮤직’이 그 주인공이다. ‘노신사 밴드’라는 예명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밴드 단원들의 평균 연령 역시 70대다. 부산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노신사 밴드는 최근 3년 만에 광복로 공연을 본격 재개했다. 청년들도 쉽지 않은 거리 공연을 그 오랜 기간 해 온 사연이 있었다. 너무 늦게 알았다는 후회가 몰려들었다. 지난달 26일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에서 열린 노인 축제 ‘2025 하하 페스티벌’에서 노신사 밴드의 공연을 처음 접하고 나서 든 느낌이었다. 부산시는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지정한 노인행복주간의 일환으로 하하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부산문화재단이 개최한 시니어 밴드 축제 ‘하하 밴드십’이었다. 그 첫 무대를 노신사 밴드가 화끈하게 열어젖혔다. 전국에서 6개팀이 참가한 무대에서 노신사 밴드의 공연은 단연 압권이었다. 특히나 드러머 김화남 씨가 신들린 듯한 드럼 솔로 애드리브 연주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땐 함성과 박수가 폭발했다. 뒤늦게나마 노신사 밴드 단원들의 이름을 찾아서 한 명 한 명 호명하고 싶어졌다. 윤홍중 (키보드), 사공미 (피아노), 백문성 (기타), 윤장길 (베이스 기타), 신재식 (트롬본), 윤길중 (테너 색소폰), 이정민 (알토 색소폰 1), 김보나 (알토 색소폰 2), 조호준 (트럼펫 1), 장정일 (트럼펫 2), 김화남 (드럼), 김영길 (타악기), 정연주 (보컬 1), 김남주 (보컬 2). 14인조 노신사 밴드의 연주와 노래만 들으면 평균 연령이 70대라는 사실을 상상하기 힘들다. 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라는 말 그대로이다. 아쉽지만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도 있다. 계속해서 바뀌는 최고령 단원 자리도 그렇다. 지금은 트럼페터 장정일 씨와 키보디스트 윤홍중 씨가 86세로 가장 나이가 많다. 피아노를 담당하는 사공미 씨와 알토 색소폰의 이정민 씨 등 젊은 피 2명을 빼면 전원이 80대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도 노신사 밴드를 무대에서 만나면 형님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연륜을 자랑한다. 연주 실력은 더욱 출중하다. 단원 대부분이 과거 유명 연주자들의 산실 역할을 했던 미8군 하우스밴드 출신으로,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모여서 연습한다. 재즈로 시작했다가 라틴음악과 팝음악까지, 연주하는 장르도 다양하다. 노신사 밴드라는 이름은 2015년 SBS 주말 예능프로그램인 ‘스타킹’에 출연하면서 새롭게 붙여졌다. 그전까지는 ‘데오빌로(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뮤직’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활동했다. 스타킹에서는 나이를 의심하게 만드는 연주 실력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평가단을 감동시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특히 평가단의 걸스데이 민아는 노신사 밴드의 공연이 끝난 후 눈물까지 흘려 화제가 되었다. 당시 민아는 “이렇게 열정 넘치면서 오래도록 음악하시는 게 큰 감동이었다. 저도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평생 음악 외길을 걸어온 사람들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아니었을까. 노신사 밴드는 지난 6월 동아대 다우홀에서 35주년 기념 공연을 열었다. 처음부터 고령의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리운 얼굴들도 적지 않다. 과거 한 방송사 악단장이자 연예인 연주 분과위원장이었던 김경오 씨의 이야기는 전설처럼 전한다. 김 씨는 94세까지 밴드에 나와서 색소폰을 불었다. 그가 연주하는 ‘대니보이’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팬들이 부산까지 찾아올 정도였다. 김 씨는 밖에서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고, 집에서 소주 딱 한 잔씩을 온더록스해서 마시는 생활을 70년간 이어올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2023년 95세로 세상을 떠나 전설적인 라이브 연주는 이제 영원히 들을 수 없게 됐다. 그는 “우리는 무대에만 서면 없던 힘이 나온다. 음악은 정말 대단한 힘을 가졌다”라는 말을 남겼다. 올해 아흔인 정규태 씨의 트럼펫 실력은 아직도 변함이 없지만 나이 든 모습을 보이기 싫다며 밴드에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준다. 연말 송년 무대 같은 곳에서라도 그의 연주를 들어보고 싶다. 노신사 밴드는 35년 동안 3000회가 넘는 공연을 하며 인연을 맺은 문화계 인사가 한둘이 아니다. 부산 출신 배우 김윤석 씨는 무명 시절에 맺은 인연을 잊지 않고, 영화 ‘추격자’로 받은 영화상 상금 가운데 1000만 원을 보내왔다. 또 부산 출신 배우 이재용 씨는 노신사 밴드의 뮤직비디오에 트럼펫 연주자로 출연해 음악인의 삶을 솔직하게 그렸다. 노신사 밴드는 어쩌면 거리에서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2008년부터 시작해 비가 오는 날만 제외하고 일요일 거리 공연이 17년째다. 지난달 28일은 3년간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휴식기를 가지다가 재개한 지 두 번째 공연이었다. 그동안 “왜 공연을 하지 않았느냐” 며 “보고 싶었다”는 열성팬들의 성화가 쏟아졌다. 광복로의 스타 노신사 밴드가 등장하자 비로소 거리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내외국인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거워하면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에 거리가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중학생, 때로는 어르신들이 백댄서가 되어 춤을 추고 즐기는 모습이 흥겨웠다. 이날은 특히 ‘저 높은 곳을 향하여’로 알려진 가수 이영화 씨가 나와서 재능 기부를 했다. 공연 중간에 노신사 밴드를 이끄는 문화쉼터 강형식 대표(예인교회 목사)가 잠깐 마이크를 잡았다. 강 대표는 “여러분이 공연 기간 동안 담아 주신 귀한 마음을 매주 화요일 부산역 광장에서 노숙인과 차상위 노인들에게 한 끼 따뜻한 식사를 만들어 대접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오늘도 여러분이 즐길 수 있도록 좋은 음악 들려드리겠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거리 공연의 정식 이름은 ‘노숙인과 차상위 노인 급식 지원을 위한 한 끼 식사 콘서트’였다. 알고 보니 노신사 밴드는 거리 공연으로 생긴 후원금으로 노숙인과 차상위 노인들에게 매주 밥을 해 드리고 있었다. 또 가족들과 관계가 단절된 부산교도소 장기 복역수들을 위해 영치금도 넣고 있다. 노신사 밴드 단원들은 조를 나눠 급식 봉사에도 나서고, 배식이 끝나면 멋진 음악까지 선사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노신사 밴드의 거리 공연을 통한 기부 금액은 지난 2016년까지 총 22억 원에 달했다. 지금도 매년 8000만~9000만 원의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공연 중에 잠깐씩 노신사 밴드 멤버들이 그동안 살아온 삶에 관한 이야기도 곁들인다. 타악기 연주자 김영길 씨는 공연은 물론이고 연습하러 가는 길에서도 설렌다는 진정한 음악 애호가다. 그는 “음악과 밴드는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하다 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해방되니 건강에도 최고여서 모든 분에게 음악을 권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강 대표는 “그동안 활동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서 각자의 삶이 더 보람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산 광복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되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 부산의 중심지였던 광복로를 활기찬 문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지만 많이 미흡한 모습이다. 노신사 밴드는 매주 일요일 4시 30분 광복로 차 없는 거리에서 거리 공연을 한다. 거리 곳곳에서 이런 공연이 열린다면, 부산이 ‘노인과 바다’라는 소리를 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 도시라면 젊은이들도 연어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경남 10월에는 꽃구경 다니다 세월 다 가겠네
경남의 10월은 ‘꽃구경 다니는 계절’이다. 곳곳에서는 코스모스, 핑크뮬리, 아스타국화 등 다양한 종류의 꽃이 아름다움을 경쟁하고 있다. 당연히 각 시군에서는 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미 끝난 축제도 있고 계속 진행 중인 곳도 있다. 꽃으로 화려하게 물든 경남의 가을로 들어가 본다. ■의령군 호국의병의숲 올가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의령군 남강변 호국의병의숲 친수공원이다. 호국의병의숲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이끌고 나서 왜병과의 싸움에서 첫 승리를 거둔 기강 전투를 기리기 위해 꾸민 곳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3~12일 ‘2025 의령 기강 리치꽃축제’가 열렸다. 지난해까지는 댑싸리 축제였지만 올해부터는 이름이 바뀌었다. 이곳에는 3만 평 규모 평지에 핑크뮬리를 필두로 아스타국화, 메밀꽃, 팜파스그라스, 맨드라미, 코스모스, 노랑코스모스, 댑싸리 등이 골고루 피어 있다. 남강을 따라 걸으면서 달콤한 꽃향기를 한 종류도 아니고 10종류 가까이 골고루 맡을 수 있으니 한마디로 ‘가을꽃 향수세트’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친수공원에 들어서면 이곳이 현실세계에서 걷는 것인지, 수채화 속 환상세계에서 꿈을 꾸는 것인지 헷갈릴지도 모른다. 코스모스와 노랑코스모스가 섞여 자라는 코스모스 정원의 풍경은 실재가 아니라 그림 같기 때문이다. 직접 가서 보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핑크뮬리도 마찬가지다. 식물이 자라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핑크핑크한’ 강물이 출렁이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이 꽃밭 사이를 지나가면 온 몸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마치 핑크빛 인형으로 변신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코스모스 정원과 핑크뮬리 사이에는 갈대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팜파스그라스 그리고 땅에 바짝 붙은 맨드라미가 자란다. 한 부부가 우산으로 햇살을 가린 채 팜파스그라스 사이로 걷는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몽환적이다. 맨 앞에는 가을 분위기를 잔뜩 풍기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팜파스, 그 너머로는 노란색과 분홍색, 하얀색이 골고루 섞인 코스모스 꽃밭. 그 사이로 느긋하게 웃으며 산책을 즐기는 검은 우산. 두 사람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이 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바람개비가 흔들리는 남강변을 따라 핑크뮬리 꽃밭을 산책하다 보면 눈부실 정도로 매혹스러운 공간이 등장한다. 4가지 색의 꽃이 4개의 층을 이뤄 마치 파스텔 그림을 그린 것 같은 신비한 장면을 연출한다. 맨 앞에는 핑크뮬리가 바람과 어울려 덩실거리고 그 너머로는 보라색과 주홍색 아스타국화가 차분하게 앉았다. 가장 뒤에는 온갖 색이 섞인 코스모스 꽃밭이 신나게 어깨춤을 춘다.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꽃 풍경을 경험했지만 이곳처럼 눈부시고 신기루 같은 장면은 처음이다. 호국의병의숲 꽃 여행의 마지막은 댑싸리다. 원래 이곳은 가을이면 갈색으로 변하는 댑싸리로 유명해 많은 블로거, 유뷰버가 찾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꽃들에 밀려나 인기를 잃은 탓인지 약간 의기소침해 보인다. ■하동코스모스·메밀꽃축제 의령군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의령 소바’로 배를 채운 뒤 이번에는 하동군으로 달려간다.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에는 지역 주민들이 일군 꽃밭이 있다. 이곳에서 봄에는 꽃양귀비축제, 가을에는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지난 2일 시작해 오는 19일 막을 내린다. 축제는 곧 마감되지만 아직 꽃 잔치는 끝난 게 아니다. 직전리 들판에는 여느 해보다 더 화사한 코스모스가 피어 축제 기간에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았고, 아직도 활짝 피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혹의 미소를 보낸다. 축제단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화사한 코스모스가 밝은 얼굴로 두 팔을 활짝 벌려 환영 인사를 전한다. 꽃 색깔이 촌스러워 보이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관람객의 마음과 발길을 잡아당긴다. 어릴 때에는 이렇게 꽃밭을 조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흔했다. 가을이면 시골길을 따라 학교까지 함께 걸어주던 꽃이다. 바람에 따라 몸을 한들거리면서 가끔 얼굴을 간질이기도 하고, 거꾸로 때로는 걸음을 방해하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코스모스 단지를 지나면 이번에는 단색 세상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바로 푸른 줄기와 하얀 꽃으로만 이뤄진 메밀꽃이다. 꽃밭 너머에 화사한 코스모스 단지가 없다면, 그리고 ‘플라워 뷰’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과 풍차가 없다면 이곳이 이승인지 천국인지 헷갈릴지도 모른다. 하얀 눈처럼 들판을 뒤덮은 메밀꽃밭 한가운데에는 꼬불꼬불한 소나무 두 그루가 떡하니 서 있다. 데이트를 즐기는 두 남녀가 너무 수줍어 손도 못 잡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걸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 코스모스·메밀밭 축제장에서는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훌륭한 샷을 건질 수 있지만, 특히 그림이 잘 나오는 곳은 ‘플라워 뷰’라는 글자가 적힌 하얀 건물로 걸어가는 흙길이다. 왼쪽에서는 코스모스가 하느작거리고, 오른쪽에서는 메밀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며칠째 흐리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주 맑게 개었다. 비어 있으면 허전할까 봐 하얀 뭉게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운다. 그 아래 하얀 건물과 그 뒤로 보이는 푸른 산은 알록달록한 색상의 코스모스, 하얀 메밀꽃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꽃 단지에서 1.5km 떨어진 곳에는 북천역-하동레일파크가 있다. 예전에는 경전선이 달리던 곳이었지만 북천역에서 양보역까지 철로 구간을 레일파크로 바꿔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으로 바뀌었다. 북천역-하동레일바이크는 꽃 단지 바로 앞에 있는 북천역과는 다른 곳이다. 레일바이크를 타면서 즐기는 꽃구경이 또 별미라서 많은 관람객이 이용한다. 유의할 점은 운행시간이 고정돼 있으니 미리 잘 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경남 가을 꽃 호국의병의숲 인근인 함안군 악양생태공원에서도 활짝 핀 핑크뮬리를 즐길 수 있다. 생태공원에서 연결되는 악양 둑방길과 강변에서는 활짝 핀 코스모스 사이로 상큼한 산책을 만끽할 수 있다. 밀양시 초동면 반월리 연가길은 줄여서 초동연가길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는 ‘코스모스, 억새 맛집’이다. 느긋하게 꽤 오랫동안 가을 햇살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다. 총 길이가 무려 4km에 이른다. 거창군 감악산에서는 지난 12일까지 ‘제5회 감악산 아스타국화축제’가 열렸다. 축제가 끝났다고 해서 축제장이 문을 닫았거나 꽃이 모두 시든 것은 아니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감악산 꼭대기 별바람언덕을 보라색으로 가득 메운 아스타국화의 색감은 이색적이고 환상적이다.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아스타국화 수만 송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산 정상에는 풍력 발전기 여러 대가 돌아가는데, 꽃밭에 들어가 발전기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가을꽃이라면 함양군 상림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백일홍, 안젤로니아, 숙근사루비아 등 다양한 꽃이 온 세상을 화려하게 꾸민다. 수백 년 묵은 나무들이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상림 숲을 따라 끝도 없이 꽃이 이어진다. 상림 공원과 꽃 정원 사이의 산책로를 걷거나 뛰는 지역 주민들이 적지 않다. 꽃 정원을 둘러보고 대봉스카이랜드에서 모노레일과 집라인을 즐겨도 된다.
밀양에서 80대 여성이 기르던 맹견에 10여차례 물려 숨져
경남 밀양에서 80대 노인이 3년 가량 기르던 맹견에게 물려 숨졌다. 17일 밀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30분께 밀양시 내일동 한 주택 마당에서 80대 여성 A 씨가 평소 기르던 핏불테리어 1마리에게 목과 팔 등에 10여차례 물렸다. 이 사고로 A 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A 씨는 평소 핏불테리어 3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A 씨는 사고 당시 이 중 2마리가 싸우는 것을 말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자신을 물었던 핏불테리어를 2022년부터 길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는 유독 공격성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고, 사고 직후 안락사 조처됐다. 나머지 핏불테리어 2마리는 A 씨와 함께 사는 아들이 다른 곳으로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법상 핏불테리어는 맹견으로 분류돼 지자체장 허가가 있어야 사육할 수 있지만, A 씨 등은 별도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웃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남 창원에서 음식점 배달기사 폭행한 40대 구속영장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음식점에서 배달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4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4일 창원시 성산구 한 음식점에서 배달할 음식을 기다리던 배달기사 40대 남성 B 씨를 주먹 등으로 때린 혐의(폭행 등)를 받고 있다. A 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직인 A 씨가 도주 우려 등이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A 씨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부마항쟁 기념식 찾은 정치권, 같은 ‘민주 수호’ 외쳤지만…
유신 독재 종식의 도화선이 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을 찾은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희생자들의 뜻을 기리며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양측은 민주주의 위협 요인으로 각각 ‘계엄과 내란’, ‘입법 독재’을 언급하며 정치적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경남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열린 제46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부마민주항쟁은 우리에게 불의한 정권, 불법적인 권력은 국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면서 “부마에서 타오른 불굴의 용기와 의기는 2025년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지난해 12월 반헌법적 계엄과 내란으로 굳건히 지켜왔던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흔들렸다”고 돌아보면서 “민주주의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의 과정이다. (이것이) 우리가 부마의 정신을 기리고 기억하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가치와 정신이 후대에 이어지도록 항쟁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부에 짓밟혔던 시민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경남 지역 의원들도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마항쟁 기념식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많은 분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지금 다시 대한민국이 입법독재 국가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여러 가지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장 대표는 기념식 뒤 찾은 창원의 한 중견 기업 전기타 배터리 공장에서도 “이재명 정권의 관세 협상이 거의 실패에 가깝다. 지난 8월 한 달간 미국 고관세를 못 버티고 쓰러진 자동차부품, 철강, 알루미늄 중소기업이 133곳에 달한다”면서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사실상 손 놓는 것처럼 보인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대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1조 3808억 지급” 판결 파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2심 판결을 대법원이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SK 측에 흘러 들어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 원이 뇌물로 보인다며 불법 조성 자금을 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16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 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액수 20억 원 지급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된 ‘노태우 비자금’이 불법 자금이라며 최 회장 재산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해도 노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이 기여한 것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 746조에 ‘불법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때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댔다. 뇌물로 생겨난 급여라 부당이득에 대한 반환 청구권을 주장할 수 없고, 상속 재산 분할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피고(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가 원고(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 원 정도 금전을 지원했다고 봐도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태우가 거액의 돈을 사돈 혹은 자녀 부부에게 지원한 뒤 함구해 국가의 자금 추적과 추징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 영역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재산분할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노태우 금전 지원을 피고(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한 것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최 회장이 처분해 보유하고 있지 않던 재산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한 2심 판단도 잘못됐다고 봤다.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친인척 등에 증여한 SK와 SK C&C 주식뿐 아니라 동생에 대한 증여와 SK그룹 급여 반납 등으로 처분한 927억 원이 해당된다. 대법원은 “원고(최 회장) 재산 처분은 원심이 인정한 혼인 관계 파탄일 2019년 12월 4일 이전에 이뤄졌다”며 “SK그룹 경영자로서 안정적인 기업 경영권과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활동 일환으로 SK 주식회사와 부부 공동 재산을 유지하거나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으나 결국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렸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5월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사건을 접수한 뒤 1년 3개월 심리 끝에 2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보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세기의 이혼’ 소송 재산분할 부분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판단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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