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더 컸다면”… 대형선망 위협하는 낡은 규제
지난 8일 1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135금성호 침몰 사고에 전근대적인 어선 크기 제한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수년째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가 대형선망업계를 고사시키고, 선박의 전복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호소했다.20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이달 기준 대형선망어선 107척이 있으며 이중 선단의 핵심이 되는 본선은 모두 17척이다. 본선은 선단 중 어류를 직접 포획하는 핵심 선박인데, 17척 모두 크기가 중소형에 해당하는 129t이었다. 사고가 난 135금성호 본선도 129t이다.본선 크기가 모두 동일한 이유는 수산업법에서 배 용량을 129t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본선이 크면 지나친 어업 활동이 벌어질 수 있어, 어획량 규제를 위해 크기를 제한하고 있다.대형선망업계는 배의 크기로 어획량 규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배의 크기가 작을수록 전복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금성호 사고의 경우 당시 어획량과 기상 상황 등이 여러 요인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 중이지만, 더 큰 배였다면 피해가 줄고 사고 양상도 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어선의 한 항해사는 “위기 상황에선 작은 차이로 운명이 바뀐다”며 “좀더 큰 배였다면 최소한 위기 대응 시간이라도 더 길었을 것이다”고 말했다.어업인들이 금성호 사고 뒤 본선 크기 제한에 더 분노하는 건 해당 규제가 전근대적이라고 수년째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총허용어획량제도(TAC)’가 있기 때문에 배 규모에 상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의 일관된 호소였다. 실제 국내와 조업 환경이 비슷한 일본도 135t이었던 허용 톤수를 2008년 199t까지 확대했다. 크기 제한이 대형선망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박의 대형화는 효율성과 직결된 문제이고, 신규 인력 유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생활 시설, 현대화 통신 장비 등이 갖춰져야 젊은 층이 들어오는데 크기가 작다 보니 현대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부에선 선원 복지를 강조하지만 정작 복지를 실현할 공간이 없는 셈이다.선원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어선의 경쟁력은 떨어지다 보니, 업계는 투자는커녕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일어업협정 중단 전인 2015년 대형 선망 선단은 24개였지만 현재 17개로 30%가량 감소했다. 내년도 감척 사업에도 2개 선단(12척)이 감척을 신청할 계획이다.선박 노후화 문제도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형선망의 경우 영세한 경영 여건 탓에 일본에서 20년 넘은 중고선을 수입해 오고 있다. 하지만 해양환경관리법 강화로 2025년부터 수입 디젤 선박의 배출 규제가 더 엄격해지고, 이를 충족할 중고선을 더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고선은 15억~20억 원이고 신조 비용은 약 15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새 배를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대형 선망은 있는 배를 계속 고쳐 써야 하는 처지다. 이달 기준 대형선망어선 107척의 평균 선령은 33년 7개월에 달해 이미 노후 선박들이다.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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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부산 남구청 "LG메트로시티 외부 차량 통행 제한 땐 과태료 500만 원"
입주민 불편 해소를 명목으로 내년부터 단지 내 외부 차량 통행을 막기로 예고(부산일보 11월 7일 자 11면 보도)했던 부산의 한 대규모 아파트가 관할 기초 지자체로부터 과태료 제재를 맞았다. 20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청은 19일 LG메트로시티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외부 차량 통행금지를 명시한 아파트 자체 규약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명시된 데드라인은 다음 달 19일이다. 이때까지 아파트 자체 규약을 없애지 않으면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남구청은 법적 검토 끝에 단지 내 도로 통행료 징수는 사실상 아파트 시설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간주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부대시설인 주차장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단지 도로도 그 성격이 공동주택 부대시설로 포함돼, 통행료 부과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2019년 당시 남구청이 외부 차량을 제한하려는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내린 조치와 동일하다. 당시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2시간 이상 머문 외부 차량에 대해 30분마다 500원, 1일 최대 7500원을 납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남구청은 마찬가지로 과태료를 부과했고 지난해 8월 312만 원을 징수했다. 남구청은 다음 달 19일까지 통행료 징수 방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1차 경고 후 과태료를 징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건축행정과 관계자는 “외부 차량에 대해서 아파트 차원에서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대응은 가능하나 돈을 징수할 수는 없다”며 “내년에 실제로 통행료 징수가 이뤄지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외부 차량 통행에 대해 입주민 여론이 좋지는 않다. 무작정 단지 내 도로 개방할 수 없다”며 “이번 공문 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새해부터 입주민이 아닌 외부 차량은 LG메트로시티 단지를 단순 통과 목적으로 지날 수 없다고 예고했다. 내년부터는 외부 차량이 단지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30분마다 500원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지 내 7개 도로를 지름길로 이용하는 외부 차량이 매일 3만 대에 이른다는 게 통행 제한 이유였다.
조선업 ‘반짝 특수’ 기대… 장기 불확실성 우려 [트럼프 2기, 부산 경제 격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뒤 부산 경제 대부분의 분야에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나마 기대감이 나오는 곳이 조선 관련 분야다. 1998년 경남 거제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먼저 협조 요청을 했다. 통화 이후 한화오션이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마치 트럼프발 조선업 특수의 신호탄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조선업의 기대감이 구체화한 것이 LNG운반선 수주 가능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1월 미국의 LNG수출시설의 신규 건설 승인을 잠정 중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LNG 수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LNG운반선 신조 시장이 5년 이상 호황을 맞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조선업의 활력은 자연스레 부산의 조선기자재를 비롯해 통영·거제 등 남해안 조선 벨트에 훈풍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업계 내부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감보다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조선기자재 업체 대표는 “조선시장이 활황이며 당연히 지역 경제에 좋겠지만, 지역마다 편차는 있다”며 “지금도 조선사는 3년 치 슬롯이 대부분 차 있는데, 부산 실물 경기는 대형 조선사와 다른 면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K-조선’에 관심은 있지만, 딱히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우리의 조선산업과 컴퓨터 산업을 가져갔다”며 유세 중에 경계심을 드러낸 이도 트럼프다. 트럼프 2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조선업에 부정적인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20% 보편적 관세,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강화는 무역량 감소로 이어진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세계 해운 수요가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재집권 기간 동안 선박 수요가 줄 수 있는 상황이다. 항만과 해운업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더 불안하다.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면,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미중 간 무역 장벽이 세워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부산항은 미중 무역 경로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집권 뒤 2026년부터 본격적인 관세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2025년 해운 수요는 5~10% 늘고, 관세 인상 전 운송 물량 집중 효과로 최대 15%까지 해운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 인도 나아가 유럽까지 새로운 교역 루트 개척에 나서면 오히려 부산항에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따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쓰면 원자재 수요가 늘어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선사들도 석유와 LNG를 확대하려는 트럼프의 정책에 선뜻 장단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2기 동안 친환경 선박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생산이 증가하면 연료 가격이 하락해 운영비 절감도 가능하다. 하지만 또 다른 거대 시장인 EU는 오히려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하는 등 친환경 정책은 거스르기 힘든 세계적 흐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의 기준에 맞춰 선사를 운영하면, 자칫 유럽 시장을 놓치고 포스트 트럼프 시대엔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는 ‘트럼프 2.0 시대와 해운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를 준비하고, 장기적으론 교역량 감소에 따른 중장기적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관련 업계에 치밀한 대응을 주문했다.
에코델타시티 스마트시티 사업, 마침내 정상 추진 된다…연내 SPC 설립
수 년째 사업이 지연됐던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의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이 내년부터 정상 추진될 전망이다. 민간 참여 기업의 사업포기 등으로 난항을 겪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올해 안으로 완료된다. 국회에서도 관련 국비 확보에 청신호가 켜져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20일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 관계 기관이 이달 중으로 사업시행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으로 사업 주체가 될 SPC 설립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실시계획 수립에 착수해 사업이 정상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은. 에코델타시티에 통합모빌리티, 제로에너지, 헬스케어, 로봇 등 스마트 혁신서비스를 구축해 운영하고 ‘선도지구’를 개발해 분양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5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은 정부 재정도 697억 원 투입된다. 에코델타시티는 2018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됐으나 2021년 1순위 컨소시엄이 사업을 포기하고 2순위 컨소시엄도 같은 해 10월 협약서 체결을 하지 않았다. 결국 사업자를 재공모해 LG CNS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022년 5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사업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업주체가 될 SPC 설립이 계속 지연됐다. 결국 지난 6월에서야 민간 사업자와 국토교통부,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등이 사업시행 합의를 이뤄냈고 오는 27일 사업시행 협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사업은 계속된 지연으로 국비가 불용·이월·전용돼 내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삭감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도읍, 김희정 의원 등 부산 지역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예산 삭감을 막았다. 김도읍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감액을 요구한 민주당 한준호 의원에게 직접 “감액 요구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해 감액 철회를 관철시켰다. 김도읍 의원은 “국가가 선도사업으로 지정을 했지만, 국비 지원이 부족하다”면서 “(감액할 게 아니라)국비 지원액을 대폭 늘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희정 의원도 “내년부터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이 원활하게 편성될 수 있도록 잘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교통부 진현환 제1차관도 사업의 정상 추진을 약속했다. 진 차관은 “11월에 사업합의서가 체결되고 12월에 정상적으로 SPC가 (설립)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차질 없이 (정부)예산이 100% 지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마트시티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되면 에코델타시티에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밀착형 만성질환관리, 로봇 서비스 및 테스트베드 등 혁신 IT 서비스 기반이 구축된다. 이와 관련 김도읍 의원은 “스마트시티는 도시 경쟁력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사 탄핵 카드 꺼내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징역형 1심 선고 이후 현직 검사를 추가 탄핵키로 하는 등 검찰을 다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전날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으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서도 “광기 어린 정치 보복”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29일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 표결한다는 것이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다음 달 2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탄핵안이 28일 보고될 경우 표결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본회의 개최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29일 곧바로 본회의를 추가적으로 개최해달라고 우 의장에게 요청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은 우 의장이 29일 본회의 개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한 뒤 추후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올해 7월에도 현직 검사 4명(김영철·박상용·강백신·엄희준)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고, 법사위로 회부했다. 이번에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까지 본회의에 보고되면 민주당 주도로 총 7명에 달하는 현직 검사의 직무집행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게 허위증언 연습을 시킨 의혹으로 고발당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 대상이다. 민주당은 또 전날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묵과하지 않겠다”며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무혐의 종결 처분한 사건”이라며 “검찰의 기소가 정치 보복이라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번 기소가)정치 보복이 아니라면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흥청망청 증빙도 없이 쓴 검사들부터 기소하고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죄를 엄정하게 물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최근 세 번째 강행 처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곧바로 특검법을 재발의할 방침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별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법 통과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60∼70%에 이르는 만큼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의견을 요청한 등 ‘채 해병 국정조사’가 가동되면 김 여사 특검법과 함께 ‘쌍끌이 공세’로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복안이다.
동천 오염 저감사업 입찰에 ‘특정 기술’ 제한 논란
부산 동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시설에 들어갈 제품 공고를 두고 지역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주요 기업들이 보유하지 않은 기술로 입찰 제품을 제한해 다른 지역 업체에 일감을 넘겨주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고를 낸 지자체는 현장에 맞는 기술을 선택했다며 다른 지역 업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지난 8일 ‘동천 본류 비점오염 저감사업’ 기술 제안서 제출을 안내하는 공고를 냈다고 20일 밝혔다. 신기술과 특허를 포함한 부대시설 공법에서 탈취기 종류를 플라스마 방식으로 특정했다. 플라스마 탈취기 1대와 탈취팬 2대에 책정한 금액은 3억 7500만 원이다. 동천 본류 비점오염 저감사업은 부산시가 2021년부터 국·시비 298억 원을 투입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사업을 마무리하면 시간당 물 1만t을 걸러내 악취로 악명이 높은 동천으로 흐를 오염 물질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업체들은 탈취기를 플라스마 형식으로 제한한 데 강력히 반발했다. 성능 인증을 받은 3곳 등 부산 업체들은 전기분해 기술을 활용하는데, 부산진구청이 특정 기술로 장벽을 세워 지역 업체들을 배제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마 탈취기는 전기 주파수로 플라스마를 만들어 악취 물질을 제거하고, 활성탄 촉매로 효율을 높이는 건식 처리 기술을 활용한다. 전기분해 탈취기는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전해수를 만들어 악취 물질을 산화하고 분해하는 습식 처리 방식을 사용한다. 수질 환경 분야 등 18개 업체가 참여하는 부산시맑은물산업진흥협회는 지난 19일 부산진구청을 항의 방문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협회 황소용 대표는 “전기분해 탈취기도 플라스마 형식처럼 간헐적 운용이 가능하고,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부전천과 해운대 등에서도 사업이 진행될 텐데, 부산 중소기업 먹거리를 다른 지역에 넘겨주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청은 심의를 거쳐 선정한 공법이라며 사업 공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염 저감 시설은 비가 내릴 때 제한적으로 운영되기에 하수처리장과 달리 운영 시간이 불규칙하고, 부산시 건설기술심의 결과에 근거한 선정 절차라고 강조한다. 부산진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비가 내린 초기에 빗물을 모아 정화하려면 플라스마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 판단했다”며 “다른 지역뿐 아니라 부산에도 플라스마 탈취기를 공급할 업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백일해·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비상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영유아 사이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인플루엔자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보통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는 만큼 정부는 합동 대책반을 꾸리고 대응하기로 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주간 백일해 환자 수가 1.3배 증가했다. 42주(10월 13~19일) 기준으로 1563명의 환자가 나왔는데 45주(11월 3~9일) 2023명의 환자가 나와 확산 속도가 빠르다. 올해 백일해 총 환자는 지난 9일 기준 총 3만 2620명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백일해 사망자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첫 사망자가 나왔다. 백신 접종 전인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였다. 백일해 감염자 중 13~19세 사이가 1만 495명으로 전체의 45.0%로 가장 많았고, 7~12세가 1만 3768명으로 42.2%로 뒤를 이었다. 소아·청소년이 87.2%로 이들 사이에서 유행 중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역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여름철인 지난 8월 11~17일(33주)에 1181명의 환자가 발생해 정점을 찍고 최근 5주 연속 감소세였다. 하지만 45주 다시 963명의 환자가 발생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으로 입원한 전체 환자가 2만 3625명인데, 이 중 12세 이하가 1만 6770명으로 전체의 71.0%를 차지했다. 백일해와 같이 학령기 아동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반면 인플루엔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환자 발생은 낮지만, 이달 말부터 겨울철 유행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는 지난 8월 정점을 찍은 후로 감소세지만 질병청은 12월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19일부터 질병청장을 반장으로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가 참여하는 호흡기 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 대책반을 가동하고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백일해 예방 접종 전 영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부와 가족, 돌보미의 백일해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외면 받던 보금자리론, 시중 금리 오르자 ‘방긋’
은행들이 최근 잇달아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정부의 정책 대출인 보금자리론이 다시금 재조명을 받고 있다. 20일 주택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금융공사가 전국에 대출한 보금자리론은 1615건, 3470억 원으로 지난 8월 대비 1401건, 3024억 원과 비교하면 200건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월 1822건, 3803억 원을 대출한 이후 매월 1300~1500건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첫 증가세다. 부산 지역에서도 지난 9월 81건(199억 원)의 대출로 지난 2월 이후 처음 월 80건 이상의 대출을 기록했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접수를 시작한 보금자리론은 금리가 높고 기준이 까다로워 시장으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지난달 기준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3.95(10년)~4.25%(50년)다. 지난 4월과 7월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P), 0.10%P 낮췄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들했다. 시중은행 최저 금리가 2% 후반대~3% 초반대까지인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대출 기준도 까다롭고 금리 이점도 없는 보금자리론은 ‘실패한 정책금융’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2월 출시 이후 2~4월 3개월간 대출액은 5057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개월간 판매됐던 ‘특례보금자리론’이 총 43조 4000억 원이 완판됐는데, 특례보금자리론 월 평균 판매액(3조 6000억 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6~5.86%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달 11일(연 3.88~5.88%)과 비교하면 3주 만에 하단이 0.28%P 상승했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090~5.754%대에 이른다.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방침으로 은행들은 금리를 잇따라 올렸고 이에 따라 보금자리론이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의 대출 금리 인상 속에 당분간 보금자리론이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의 금리가 연말까지 크게 떨어지기 어렵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투자와 감세 공약은 재정 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시장 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1400원대에 육박하는 높은 원달러 환율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부산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만 은행과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 지속될 경우 보금자리론도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만기 조건 등을 잘 살펴본 뒤 대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독] 하동 보건의료원, 의사 수급 방안 찾았다…어떻게?
경남 하동군 숙원인 보건의료원 건립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최대 난제로 지목됐던 의료 인력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0일 하동군에 따르면 보건의료원 건립 실시설계비 13억 8000만 원이 포함된 2024년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4일 군의회를 통과했다. 계획대로라면 연내 실시설계에 착수해 내년 첫 삽을 떠 2027년 개원이 가능하다. 보건의료원은 하동읍 현 보건소 부지에 전체 면적 6520㎡ 규모로 건립된다. 총사업비 345억 원을 투입해 40병상, 7개 진료과·건강검진센터·재활클리닉·응급실 등을 갖춘다. 관건은 의료 인력 확보다. 군은 응급실 운영을 위해 최소 봉직의 3~4명에 공중보건의사(공보의) 4~5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공보의와 달리 군 단위 지자체에서 봉직의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인근 산청군의 경우 보건의료원 내과 전문의를 채용하는 데 1년 넘게 걸렸다. 이에 하동군은 보건의료원을 상급병원에 위탁하기로 하고 서부경남권 종합병원 7~8곳과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2~3곳이 위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위탁은 군이 병원에 연간 계약금을 주고 해당 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출장 보내는 방식이다. 군은 병원 수익금으로 계약금 일부를 충당한다. 군은 손쉽게 우수한 의료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수탁 병원은 장기적으로 중증 환자를 확보할 수 있다. 이종문 하동군 보건소장은 “개원 후 2~3년까지가 가장 힘든 시기다. 노하우를 갖춘 상급병원이 민간 위탁을 맡아준다면 지역으로선 큰 도움이 된다. 지역 중증 환자는 연계된 종합병원으로 옮겨갈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원을 개방형 공공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현재 하동군에는 10여 명의 전문의가 각자 의원을 열고 활동 중이다. 하지만 수술실이나 입원실이 없어 가벼운 진료만 가능하다. 군은 의료원 장비 이용을 희망하는 의원에 시설을 개방하면 의료복지를 높일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지역 전문의들과 간담회를 갖고 어느 정도 공감대도 형성했다. 다만 개방형 공공병원을 운영하려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현재 의료법에는 의료인 1명은 1개의 의료기관만 활용할 수 있게 돼 있다. 군은 내년부터 관계기관을 방문해 본격적으로 개방형 공공병원 운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지방 도시가 소멸하지 않기 위해선 교육과 의료복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건의료원 운영이 쉽지 않겠지만 그동안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던 군민들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운영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또한 개방형 공공병원이 운영된다면 지역 의료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정차에 욕설까지…시민 불만 싣고 달리는 김해 시내버스
경남 김해 시내버스를 둘러싼 이용자 불만이 거세다. 대기 승객이 있는데도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가 하면, 탑승객에게 욕설을 했다는 민원까지 잇따르고 있다. 20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1년간 접수된 시내버스 관련 민원은 1033건이다. 국민신문고와 시 누리집, 전화, 방문 신고 등을 합한 건수다. 전화 신고가 일일이 기록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거라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 유형별 민원으로는 무정차가 30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난폭운전, 불친절, 배차 지연, 승차 거부, 안전 수칙 미이행, 휴대전화 사용, 주정차 위반, 흡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중 무정차와 난폭운전, 불친절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무정차는 기사와 승객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기사들은 대개 승객이 승차하려는 눈치를 줘야 차를 세운다고 해명한다”며 “불친절 민원은 욕설 사례가 대부분인데 주로 같은 기사들을 상대로 제기된다”고 했다. 김해시 누리집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도 버스 관련 불만이 쏟아졌다. 김해시 삼안동에 산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19일 부산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는데 버스를 탈 때부터 기사가 짜증을 내며 재촉했다”며 “나중에는 하차하려고 누른 벨 소리도 무시하고 다음 정류장으로 직행해 기분이 몹시 나빴다”고 적었다. 부원동에 사는 또 다른 누리꾼도 “지난주 인제대 앞에서 승차 거부를 당했다. 정류장 옆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로 접근해 개문을 요청했는데 기사가 손을 휘저으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시는 민원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해 운수회사 5곳 민원 건수와 유형 등을 분석 중이다. 하루 김해시민 5만여 명이 버스를 이용하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장 마땅한 대책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CCTV가 없는 경우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아 행정 조치가 어려운 데다, 운송회사 협조 없이는 관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급한대로 불시 점검과 ‘민원 3진 아웃제’를 병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시 관계자는 “운수회사에 왜 민원 3진 아웃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따져 물으면 기사 충원이 안 돼서라는 답이 돌아온다”며 “기사들이 배달앱으로 빠지거나 김해에서 경력을 쌓은 후 급여 여건이 더 좋은 부산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기사의 좋지 않은 행동이 다수 친절한 기사들 평판까지 깎아 먹게 만드는 점이 안타깝다. 자정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실적인 개선 방안은 기사 교육인데 운수회사와 기사 협조가 필요하다. 행정에서도 서비스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트럼프 리스크’ 대비하는 대기업, 간판 사업도 매각
대기업들이 경기 둔화 본격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세계 경제가 당분간 불확실성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빚은 줄이고, 수익성이 좋은 자회사나 회사의 뿌리로 여겨졌던 간판 사업까지 팔아 치우며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SK그룹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9월 그룹 지주사 SK(주)는 100% 자회사 SK스페셜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SK스페셜티는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6817억 원, 영업이익 1471억 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다. 시장에서는 매각 규모를 4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SK는 매각 대금을 재무 건전성 강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주) 순차입금은 10조 7000억 원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몸값만 6조 원대 안팎으로 추산한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동물 사료용 첨가제와 식품 조미 소재를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8대 사료용 아미노산 중 라이신 등 5개 품목은 세계 1위다. 지난해 사업부 매출은 4조 1343억 원으로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2513억 원에 달한다. 매각에 성공하면 재무 안정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3분기 CJ제일제당 순차입금은 7조 4000억 원이다. 석유화학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롯데케미칼은 비효율 자산 매각과 전략적 사업 철수 등으로 기초화학 산업 비중을 줄이는 자산 경량화(에셋 라이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현금인출기(ATM) 사업부(구 롯데피에스넷) 매각을 위해 올 초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의 금융권 차입 규모가 감소한 것도 유동성 관리 차원으로 읽힌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각각 공시한 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HD현대 등 상위 7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 단순 합산액은 3분기 말 총 93조 23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의 94조 9442억 원보다 1.8% 줄어든 수준이다. 빚을 청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삼성과 한화 그룹은 대출이 늘었는데, 삼성은 외화 대출을 중심으로 여유 자금을 확보했고 한화는 방산과 조선 등 자금 수요가 큰 사업에 집중하면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유동성 관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 하향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김용건 평가총괄본부장은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내년) 신용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등급 전망 부여 현황을 살펴보면 ‘긍정적’ 전망은 5개 업체, ‘부정적’ 전망은 24개 업체”라며 “내년에도 신용등급 하향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의 경우 기업 회사채 기준 등급 상향은 6건, 하향은 12건으로 집계돼 등급상하향 배율이 0.5배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해(0.7배)보다 낮아진 수치인데 내년에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그러면서 롯데그룹과 SK그룹이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지목하며 “롯데는 상반기 매출 기준 사업 포트폴리오의 약 80%가 유통, 석유화학, 건설 등 업황이 비우호적인 사업이고, SK그룹은 이차전지 사업 전개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와 성과 지연으로 재무 부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항만공사 사장 재공고 마감… 산적한 현안 해결 누가?
부산항만공사(BPA)의 차기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재공모가 마감된다. 첫 공모가 ‘대상자 없음’으로 결론 난 터라 재공모에 어떤 인물이 지원할지를 두고 지역 사회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현재 BPA는 지역 최대 현안인 북항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자성대부두 이전, 진해신항 개발 등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BPA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차기 사장직 재공모를 진행 중이다. 임추위는 공고문에서 “부산항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며, 미래 항만 패러다임을 선도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사장을 모신다”고 밝혔다. BPA 사장직의 임용 기간은 3년이며, 만료 후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차기 사장 임명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BPA는 접수된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진행한 뒤, 3~5배수의 후보자를 선정해 내달 중순즈음 해양수산부에 추천할 계획이다. 이후 해수부가 최종적으로 차기 사장을 임명하게 된다. 앞서 지난 7월부터 진행된 첫 공모에서 BPA는 심사를 통해 최종 3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BPA 사장 공식 임기가 끝나고도 한 달이 넘도록 선임을 지연하다 끝내 ‘대상자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국내 최대 규모 항만 운영기관인 BPA는 사장 공모 때마다 정치권 인사나 고위 관료 등이 물망에 올랐다. 부산항이 가진 상징성과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번 재공모에서는 송상근 해수부 전 차관이 지역 안팎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첫 공모가 무산된 이례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지역 인사 등 예상을 뛰어넘는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PA 차기 사장 임명이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리더십 공백으로 부산항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 강준석 사장은 지난 9월 29일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BPA의 고위급 인사와 내부 주요 의사결정 또한 지연되는 상황이다. 현재 BPA는 북항 1단계 재개발과 진해신항 개발 등 지역 경제와 직결된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이며, 지난달 말부터는 북항 2단계 재개발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의 항만 연쇄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은 올해 12월까지 신감만부두로 컨테이너 크레인 해상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이에 지역 항만업계에서는 부산항의 미래를 설계할 장기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BPA의 새로운 리더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는 “부산항은 지역 경제와 직결된 국가적 자산으로, 단순히 항만을 관리·운영하는 것을 넘어 부산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BPA가 앞장서야 한다”면서 “북항 친수공간 조성, 항만 자동화,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 등 부산항이 글로벌 항만의 선도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명확한 비전과 실행력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과 휴가 동시에 즐긴다면 일본 휴가시로 오세요”
“부산시와 휴가시의 워케이션 교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기대합니다.”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니시무라 사토시 시장은 부산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니시무라 시장은 지난 19일 휴가시의 워케이션 사업을 알리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부산시를 찾아 협업을 제안하고, 이후 부산의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방문해 시찰하는 일정이다.휴가시는 일본 미야자키현 북동부에 위치한 인구 6만 명의 도시로, 부산과 유사한 항만 도시로 알려져 있다. 우수한 자연경관과 1년 내내 온화한 기온으로 서핑과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4일부터는 부산의 롯데자이언츠 구단이 휴가시에 캠프를 차리고 수비강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니시무라 시장은 “휴가시는 세계 유명 서핑대회를 개최할 만큼 굉장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를 갖춘 곳”이라면서 “신선한 해산물뿐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와 더불어 닭 요리도 매우 유명하다.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무 공간부터 레저, 미식까지 워케이션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전했다.휴가시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해 일본 내에서는 선두주자로 앞서가고 있다. 지난 4년간 110개사, 연 1600명이 넘는 워케이션 참가자가 휴가시를 방문해 워케이션을 즐겼다. 니시무라 시장은 “여행으로 오려면 일정을 길게 잡지 않는 이상 휴가시까지 방문하기 어려운데, 워케이션으로 찾는 경우엔 1~2주 이상 길게 머무르는 만큼 휴가시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휴가시의 워케이션 사업은 서핑이나 골프 외에도 농업, 임업, 수산업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마을 사람들과 선상낚시와 농촌 체험 활동을 즐기는 등 휴가시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역 인구 소멸 등을 위한 해법으로 워케이션을 시행 중이다. 생활 인구를 늘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함이다. 휴가시의 경우 워케이션 사업을 진행함하면서 관광객이 하루에 소비하는 금액이 6500엔에서 2만 1300엔으로 크게 늘어났다. 니시무라 시장은 “워케이션을 통해 경제적인 장점뿐 아니라 외지인이 로컬 지역민이랑 교류하면서 도시의 글로벌 감수성도 높아졌다”고 전했다.휴가시는 그동안 일본 국내를 위주로 진행돼왔던 워케이션을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첫 단계로 한국과 일본을 연계한 워케이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워케이션의 주요 이용자인 디지털 노마드(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일하는 사람)는 보통 한 곳만 마무르기 보다는 한국과 가까운 일본도 보고싶어 하는 욕구가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부산은 마이스 도시이자 디지털 노마드 워케이션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도시인 만큼 글로벌 협업 관계를 구축하면 두 도시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휴가시는 이번 부산 방문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니시무라 시장은 “한국 시장을 겨냥해 ‘휴가시에서 휴가를’과 같은 캐치프레이즈 등도 생각 중이다. 또 연예인이나 프로선수가 방문하면 주목도가 높아지는 만큼 한국의 프로야구 구단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분 영상 송출 사고… ‘부산발레시즌’ 아쉬운 첫걸음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누구보다 ‘전문 직업 발레단’ 창단을 기대하던 부산 발레인들의 안타까움이 컸다. 일반 시민 눈높이엔 맞았을지 모르겠지만, 무용을 전공한 전문가들 눈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클래식부산과 영화의전당이 공동 제작으로 지난 15~17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인 ‘2024 부산발레시즌’(예술감독 김주원) 개막 공연에 대한 평가는 아쉬움이 넘쳐났다. 이는 만들어지지도 않은 ‘부산오페라하우스 발레단’ 창단으로 오해하게끔 시나 예술감독이 기대감을 키운 면도 없지 않았다. 시는 정식 발레단 창단이 아닌, 18명의 시즌 단원과 프로젝트 단원 10명으로 꾸린 ‘부산발레시즌’을 처음 시도했다. 더욱이 3일간 총 4회의 공연을 진행하면서 개막 첫날인 15일엔 영상 송출 사고까지 겹쳐 창작 발레 ‘샤이닝 웨이브’ 45분 러닝타임 중 20여 분을 영상 없이 진행했다. 영상 사고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화의전당 리허설 과정에도 불안불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연 당일 무대 배경막으로 사용한 다리막이 부족해 시장으로 구하러 다녔다는 후문에다 1막 음악 MR 반주에 이어 2막 음악은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하겠다는 애초 안내와 달리 MR과 오케스트라 연주가 뒤섞이면서 “이럴 거면 라이브 연주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오케스트라 단원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작품은 2부로 나눠서 1부는 클래식 발레 ‘파키타 그랑 파 클래식’(‘파키타’ 중 결혼식 장면, 일부 안무 윤전일)과 2부는 창작 발레인 ‘샤이닝 웨이브’(안무 이정윤·박소연)로 구성했다. 첫 발레시즌인 만큼 클래식 발레와 창작 발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예술감독의 포부였다. 하지만 무용수들의 기량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프리랜서 발레 무용수 중에서 선발한 시즌 단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주역과 군무진 등 프로젝트 단원 명목으로 10명의 추가 인원이 투입됐지만, 역부족이었다. 부산경남발레협회 소속 A 발레인은 “강렬함의 상징과도 같은 ‘파키타’를 우아한, 부드러운, 유연한 ‘파키타’로 재구성한 것과 한국 한지와 먹을 상징하는 듯한 발레 의상, 아름다운 꿈속을 연상케 하는 무대 장치, 몽환적 조명 등은 기존의 ‘파키타’를 넘어선 의미 있는 행보였다”면서도 “오디션을 통해 채용된 단원이 아닌, 프로젝트 단원과 중등생의 출연은 공연을 보는 내내 시즌제 발레단의 정체성과 취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부산의 중견 발레인 B 씨는 “당초 세계적인 발레리나의 부산 입성을 참으로 자랑스럽게 반겼고, 지역 부산 예술계에 긴장과 충격을, 발레계의 수호자가 되어주길 바랐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나 이후로는 기획 부재와 인식 부족, 협업 성과의 의문, 무용수들의 해석과 표현의 부족, 관객 소통과 감동의 부재 등 질타가 이어졌다. 이 발레인은 또 “이번 작품은 재료와 도구, 장소는 마련해 놓고 어떤 메뉴로 누구와 멋진 요리를 만들어 함께 맛나게 먹을까가 아쉬웠다. 테이블 보와 접시(의상)는 좋았다”고 비유적으로 전했다. 발레 전공자는 아니지만 중견 무용가 C 씨는 “부산에서 얼마나 어렵게 마련한 시스템인데 정말 너무한다 싶어서 화가 났다”면서 “두 달 연습에, 5억여 원이란 예산이 들어간 공연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 도시에서 부산 ‘발레단’ 창단 소식을 듣고 관광을 겸해서 일부러 부산을 찾았다는 40대 발레인 일행 4명은 “서울과 광주 발레단을 빼면 부산이 처음이어서 큰 기대를 했는데, 창단 공연 수준이 예고나 학원 발표회보다 못한 것 아닌가 싶어서 진짜 실망하고 돌아간다”로 혹평했다. 혹자는 단원 약력 하나 없는 프로그램도 지적했다. 시즌제 발레단이라고 해도 시즌제 오케스트라 공연과는 너무나 달랐고, 준비 부족을 실감했다는 게 주최 측의 전언이다. 분명한 것은 예산도, 발레 무용수도, 전문 인력도 태부족인 부산 상황에서 서두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정식 발레단 구상이 확실해질 때까진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중요할 듯싶다. 원로 발레인 D 씨가 들려준 “발레인들의 숙원이던 발레단 창단까진 안 되더라도 발레시즌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만족하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지도자들이 욕심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아니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제대로 하든지…”라는 말이 귓전에 맴돌았다.
홍명보호, 팔레스타인과 1-1…손흥민 A매치 득점 2위
홍명보호가 손흥민의 A매치 51호 골에도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를 기록해 연승 행진이 4경기에서 끊겼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9일 요르단의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 원정 경기에서 김민재(뮌헨)의 백패스 실수로 먼저 실점했으나 곧이어 손흥민이 동점골을 넣어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겼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 A매치 통산 득점 순위에서 황선홍(50골)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을 뛰어넘으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8골을 더 넣으면 이 부문 1위(58골)인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을 넘어서게 된다. 3차 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긴 뒤 4연승을 달린 홍명보호는 '리턴 매치'에서도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6경기 무패(4승 2무) 행진은 이어간 홍명보호는 여전히 B조 선두(승점 14) 자리를 지키며 2024년 A매치 일정을 마쳤다.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이상 승점 8)와 격차는 승점 6으로 여전히 크다. 한국은 2025년 3월 A매치 기간 오만, 요르단을 상대로 치를 홈 2연전을 통해 본선행 조기 확정에 도전한다. 3차 예선 1∼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며, 3∼4위는 4차 예선에 진출해 북중미행 경쟁을 이어간다. 승점 3을 쌓은 팔레스타인은 5위로 올라서며 4차 예선행 희망을 이어갔다. 원래 팔레스타인에서 열려야 했던 이 경기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탓에 암만에서 열렸다. 양 팀 선수들은 전반전 킥오프에 앞서 하프라인에 도열해 팔레스타인 전쟁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 전반 12분 만에 센터백 김민재의 백패스 실수로 선제 실점했다. 김민재가 상대 선수와 경합하다가 뒤로 넘긴 패스가 너무 짧았고, 조현우가 황급히 달려 나왔으나 팔레스타인 자이드 쿤바르가 슬라이딩하며 공을 소유한 뒤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빈 골대에 넣었다. 홍명보호는 불과 4분 뒤 동점 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한국 선수 A매치 통산 득점 순위에서 황선홍(50골)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을 넘어 단독 2위로 자리매김하는 '51호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왼쪽에서 이명재가 넘긴 패스가 이재성의 논스톱 침투 패스로 이어졌고, 골 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손흥민은 반대편 골대 구석을 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세 선수의 패스와 침투 앞에 팔레스타인 수비진은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가 헤더로 골대를 갈랐으나 앞선 상황에서 한국 선수가 파울을 범했다는 심판 판정에 득점이 인정되지 못했다. 후반전 한국은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듯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지 못했다. 후반 7분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어 오세훈이 헤더로 떨군 패스를 황인범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간 뒤로는 득점에 가까운 장면이 한동안 없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이 강하게 부딪쳐오며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 35분 황인범의 롱 패스를 문전으로 침투한 손흥민이 골문으로 집어넣어 결승 득점을 올리나 싶었으나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3차 예선 1∼6차전 6경기 동안 12골을 뽑아내 경기당 2골의 준수한 결과를 남겼다. 특히 손흥민(3골), 오세훈, 오현규, 이재성(이상 2골), 황희찬, 주민규, 배준호 등 7명이 골을 넣어 '득점 루트 다변화'를 이뤄냈다. 반면 6경기에서 5골을 내줬는데 무실점 경기는 요르단과 월드컵 3차 예선 3차전 (2-0승) 한 차례뿐이었다. 이후 4∼6차전 3경기 연속 실점했다.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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